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시계제로'...애플, AI에 자원 집중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시계제로'...애플, AI에 자원 집중
  • 이기종 기자
  • 승인 2024.03.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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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람, 지난달 29일 애플과의 마이크로 LED 협력 중단 시사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출시시기 불투명...애플카 개발 중단
"애플, 단기 수익 기대 힘든 분야 대신 AI에 역량 집중" 풀이
"마이크로 LED 전략 중심도 워치에서 AR 기기로 이동" 관측 
애플워치울트라 (자료=애플)
애플워치울트라 (자료=애플)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장착한 애플워치가 '시계'(視界)에서 사라졌다. 애플이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개발을 추진해왔지만, 최근 국내 업계에선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출시는 2026년은 어렵고, 2027년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애플워치 마이크로 LED 칩 생산을 맡을 것으로 기대됐던 AMS오스람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주요 마이크로 LED 프로젝트 취소 소식을 알리면서,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는 당분간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최근 애플카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개발 계획도 연기한 것에 대해 업계에선 "애플이 다른 빅테크보다 뒤처진 인공지능(AI)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려는 의도"라는 풀이가 나온다. 마이크로 LED 분야만 놓고 보면, 애플은 애플워치보다 증강현실(AR)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레도스(LEDoS:LED on Silicon) 개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트리아·독일에 본사가 있는 LED 업체 AMS오스람은 지난달 29일 "마이크로 LED 전략을 뒷받침하는 주요 마이크로 LED 프로젝트가 오늘(29일) 예기치 않게 취소됐다"며 "마이크로 LED 전략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AMS오스람이 고객사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번 AMS오스람 발표를 두고 애플과 진행해온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개발 계획이 취소됐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애플이 AMS오스람 외 다른 업체와 마이크로 LED 칩 개발을 추진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개발 계획은 연기됐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AMS오스람은 애플워치에 적용할 수 있도록 수직형(vertical) 마이크로 LED 칩을 만들 계획이었다. 

AMS오스람 발표에 앞서, 최근 국내 업계에서는 이미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출시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생산수율을 고려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인치 내외 애플워치 마이크로 LED 제조원가는 15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기존 2.0인치 애플워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원가 38달러의 4배 수준이다. 제조원가가 4배까지 올라간 제품이 소비자에게 그만큼의 가치를 줄 수 있는지가 불확실했다. 

또, 앞으로 애플과 삼성전자 등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웨어러블 바이오센서 시장에서는 마이크로 LED 같은 디스플레이는 셀링 포인트가 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비용 상승이 불가피한 바이오센서 기능 강화가 우선 과제여서, 디스플레이 제조원가가 OLED의 4배에 이르는 마이크로 LED를 애플워치에 적용할 필요성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개발 계획 연기에 대해 "단순히 워치란 제품 카테고리만 볼 것이 아니라, 최근 업계 화두인 'AI'를 중심에 놓고 봐야 한다"는 풀이도 있다. 애플은 AI 부문에서 다른 빅테크 업체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AI 부문에서 다른 빅테크 업체를 따라잡으려면 수익성이 낮은 사업이나 개발 계획을 미루고, AI에 회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10여년간 진행했던 애플카 프로젝트 중단,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개발 계획 연기도 이러한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그리고 지난주 스페인에서 열린 MWC에서 최대 화두는 AI였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 셀링 포인트도 '온디바이스 AI'다. 

애플의 마이크로 LED 적용 계획만 놓고 보더라도, 애플은 워치보다 AR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 LED(레도스)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마이크로 LED 개발 전략 중심이 워치에서 AR 기기로 옮겨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AR을 포함한 확장현실(XR) 기기가 대중화하려면 기기는 지금보다 가벼워야 하고, 디스플레이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애플이 지난해 6월 공개하고 올해 초 출시한 혼합현실(MR) 기기 비전프로는 헤드셋을 머리에 착용해야 하고, 디스플레이는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를 사용한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기판 위에 OLED를 증착해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지만, 실외 환경에서 사용하기에는 휘도(밝기)에서 한계가 있다. 실재세계가 보이고, 그 위에 정보를 덧입히는 AR 기기에서는 레도스가 올레도스보다 휘도 등에서 유리하다.

기술 구현 면에서도 실리콘 기판 위에 마이크로 LED를 형성하는 레도스가, 글래스 기판 위에 마이크로 LED를 형성하는 워치용 마이크로 LED보다 구현이 용이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초 블룸버그 등 외신은 애플이 이르면 2024년 말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를 출시할 계획이라면서도, 이 계획은 2025년까지 밀릴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3분기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출시 예상시점을 2025년에서 다시 2026년 1분기로 수정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업계에선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출시는 2026년은 어렵고, 2027년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제조원가가 너무 높고, 애플이 애플워치용 마이크로 LED 부품 공급망 구성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생산수율을 고려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인치 내외 애플워치 마이크로 LED 제조원가는 15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50달러는 옴디아가 지난해 초 예상했던 제조원가 추정치 115달러보다 많다. 옴디아는 지난해 초 2.13인치와 화소밀도 325PPI(Pixels Per Inch), 적(R)녹(G)청(B) 마이크로 LED, 10마이크로미터(µm) 칩, 80µm 화소간격(픽셀피치),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등 사양의 애플워치울트라용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556x452) 비용을 115달러로 예상했다. 옴디아는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가 가민(Garmin)이 장악한 800~1200달러 수준 전문가용 스마트워치 시장을 겨냥한다고 풀이했다. 

옴디아 등에 따르면 애플워치 마이크로 LED 부품 공급망으로 언급된 업체는 에피웨이퍼와 칩은 에피스타와 오스람, 전사는 럭스뷰(2014년 애플이 인수), TFT 백플레인은 LG디스플레이, 전사와 CMOS 백플레인은 TSMC, 마이크로어셈블리는 ITRI 등이다. 이들 핵심 공급망 구성 외에 구체적 진전이 없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대만 울트라디스플레이에서 매입한 마이크로 LED 특허는 워치가 아니어도 대형 사이니지 등에 사용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관련 특허를 다른 업체에 매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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