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회장, 4월 방한하고도 삼성은 찾지 않았다...왜?
BOE 회장, 4월 방한하고도 삼성은 찾지 않았다...왜?
  • 이기종 기자
  • 승인 2023.05.10 16: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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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삼성 상대로 중국서 특허소송 제기해 관계 불편해져" 관측
삼성D, 작년 12월 BOE 겨냥해 미국 무역위에 특허침해조사 신청
중국선 BOE가 유리...BOE의 소송 제기로 삼성D는 확전 명분 확보
"미국과 가까워진 한국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리전 성격" 해석도
중국 BOE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자료=BOE>
중국 BOE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자료=BOE>

중국 BOE 회장이 지난달 한국을 방문하고도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를 들르지 않고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BOE가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상대로 중국에서 특허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측 사이가 틀어진 게 원인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해 말 삼성디스플레이는 BOE를 겨냥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미국으로 수입돼 판매되는 수리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한 특허침해조사를 신청했다. 업계에선 양사의 특허소송이 신경전을 넘어 확전 양상을 띨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천옌순 BOE 회장은 지난달 한국을 찾았지만 삼성전자는 방문하지 않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BOE 같은 부품업체는 특정국을 방문할 때 주요 고객사를 찾아 사업협력을 논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객사 입장에서도 협력사의 특정 사업부장이 아니라 회장이 방문하면 받아들이는 무게감이 다르다. 회장은 주요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중국 TV 업체이자, 패널 업체 CSOT의 모회사인 TCL의 리둥성 회장도 한국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를 찾은 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리 회장은 삼성전자와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공급 등을 논의하고 돌아갔다. 

최근처럼 업황이 좋지 않을수록 부품업체 대표는 고객사 사업계획을 문의하고, 그에 따라 자신들의 물량계획에 반영하기도 한다. 삼성전자 TV 사업부가 BOE의 LCD TV 패널 물량을 줄이고 있지만, BOE에 삼성전자는 여전히 중요한 고객사다.

천 회장이 삼성전자를 방문하지 않고 돌아간 데에는 최근 BOE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상대로 중국에서 제기한 특허소송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BOE는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충칭제1중급인민법원에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삼성과 BOE 양측 관계가 껄끄러워졌고, 천 회장이 삼성전자를 방문하지 않았거나 못했을 것이란 풀이가 업계에서 나온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로선 BOE의 소송 제기로 확전의 명분을 얻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초부터 BOE 등 중국 패널 업체의 OLED 특허 침해를 경고해왔지만 직접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BOE가 애플과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OLED를 공급하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가 BOE에 직접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면 고객사 사업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지난해 12월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미국으로 수입돼 판매되는 수리용 OLED에 대한 특허침해조사를 신청한 것도 고객사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한 선택이란 풀이가 우세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특허침해조사 신청이 사실상 BOE를 겨냥한 조치였지만, 신제품용이 아니고 수리용 OLED란 점에서 애플이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하지만 BOE가 결국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상대로 직접 특허소송을 제기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로선 싸움을 확대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 중국 분쟁에선 국영 기업인 BOE가 유리하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펼칠 수 있는 대응전략을 본격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에서 BOE에 승소하기는 어렵겠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바라던 방향으로 분쟁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일각에선 미-중 무역분쟁이 수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와 가까워진 모습을 연출하자, 여기에 대해 중국 정부가 BOE를 통해 대리전을 전개하는 측면도 있다고 풀이했다. 중국 민사사건의 심금제도는 4급 2심제를 택하고 있다. 중국 법원은 기층법원과 중급법원, 고급법원, 최고법원 등 4급 법원으로 구성된다. BOE가 이번에 중급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관련 사건은 고급법원에서 판결하면 모두 끝난다. 한국과 미국은 3급 3심제를 택하고 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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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2023-05-12 10:50:36
브라운관 하청으로 만들던 BOE가 현대전자의 LCD사업부의 하이디스를 인수후 부도내더니 지금은 큰소리치고 다니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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