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IT용 8세대 OLED 투자 우선순위 바뀐다
삼성디스플레이, IT용 8세대 OLED 투자 우선순위 바뀐다
  • 이기종 기자
  • 승인 2022.12.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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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D, 알박과 개발해온 '풀컷·수직증착' 투자 연기 유력
기술 완성도와 잠재 고객사 수요 불확실성 등이 걸림돌
캐논토키의 '하프컷·수평증착'에 우선순위...애플 비즈니스
애플 맥북 프로(2021년 모델)
애플 맥북 프로(2021년 모델) <자료=애플>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8세대 OLED 투자 우선순위를 바꾼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년 이상 개발해온 풀컷·수직증착 방식 8세대 OLED 투자를 연기하고, 애플이란 고객사와 수요가 분명한 하프컷·수평증착 방식 8세대 OLED 투자시기를 앞당기려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풀컷·수직증착은 기술 완성도와 불확실한 수요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알박(Ulvac)과 1년 이상 개발해온 풀컷(Full Cut)·수직증착 방식 IT용 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연기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태블릿 등 IT 제품용 OLED 시장 개화를 앞두고, IT용 8세대 OLED 프로젝트를 알박과의 풀컷·수직증착, 그리고 일본 캐논토키와의 하프컷·수평증착 등 투 트랙(Two Track)으로 추진해왔는데, 이 가운데 풀컷·수직증착 방식 투자 시점이 불투명해졌다.

업계에선 예상되는 장비 발주와 반입 시기에 따라 편의상 알박의 풀컷·수직증착기를 도입하는 라인을 1단계, 캐논토키의 하프컷·수평증착기를 적용하는 라인을 2단계로 불러왔다. 알박의 풀컷·수직증착기는 적(R)녹(G)청(B) OLED 발광층을 1개층으로 쌓는 '싱글 스택'(Single Stack) OLED 제품을 만들어 삼성전자와 에이수스 등에 납품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캐논토키의 하프컷·수평증착기로는 RGB OLED 발광층을 2개층으로 쌓는 '투 스택 탠덤'(Two Stack Tandem) OLED 제품을 만들어 애플에 납품할 계획이었다. 두 프로젝트는 별도로 추진됐고, 기술 개발과 고객사 수요 등에 따라 소위 2단계 라인이 1단계 라인에 앞서 투자될 가능성이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 풀컷·수직증착 방식 투자를 미루는 원인은 기술 완성도와 수요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알박과 개발해온 풀컷·수직증착 방식 기술은 완성도가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8세대 OLED 유리원판 크기를 8.5세대에서 8.7세대로 바꾼 것도 알박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8.7세대(2290x2620mm) 원판은 앞서 개발했던 8.5세대(2200x2500mm)보다 가로 방향 90mm, 세로 방향 120mm 길어나는 데 그치지만, 장비 제작에선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 면에서도 8세대 풀컷·수직증착 투자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 올 하반기부터 소비심리 위축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노트북 OLED 출하량 성장세가 둔화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노트북 OLED 출하량이 전년비 18% 늘어난 594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는 당초 삼성디스플레이 목표에는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노트북 OLED 최대 고객사였던 에이수스는 OLED 노트북 재고가 상당한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해온 풀컷·수직증착 8세대 OLED 기술을 기존 5.5세대 A2 리지드 OLED 라인에서 양산 중인 IT용 OLED와 비교하면, 유리원판 확대에 따른 경제성 개선과 해상도 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 8세대 풀컷·수직증착 방식도 기존 A2 라인과 동일한 싱글 스택 OLED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었고, 풀컷·수직증착 라인의 잠재 고객사도 삼성전자, 에이수스 등으로 A2 라인에서 양산 중인 노트북 OLED 고객사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또 삼성디스플레이가 A2 라인에서 만드는 스마트폰용 리지드 OLED 출하량도 앞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OLED 비중이 줄어들고 있고, 라인 가동률이 낮은 BOE와 CSOT 등 중국 패널 업체가 6세대 플렉시블 OLED 가격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전세계 스마트폰용 리지드 OLED 출하량이 2022년 1억9200만대에서 2027년 9600만대로 연평균(CAGR) 12.9%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 리지드 OLED 출하량은 같은 기간 연평균(CAGR) 20.8% 하락해 2027년 물량이 50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됐다.

수요만 놓고 봐도 A2 라인에서 양산 중인 노트북 OLED 수요 성장세가 예상을 밑돌고, 스마트폰 리지드 OLED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풀컷·수직증착 투자에 섣불리 나서긴 어렵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비즈니스'인 하프컷·수평증착 방식 IT용 8세대 OLED 투자는 앞당기려 노력 중이다. 캐논토키 장비를 이용하는 하프컷·수평증착 투자는 애플이란 분명한 고객사가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캐논토키 측에 IT용 8세대 OLED 증착기 개발을 위한 슬롯(Slot) 확보에서 자사를 최우선순위에 놓아달라고 요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슬롯은 구매의향서(LOI)와 정식 발주(PO)에 앞선 구두 요청을 말한다.

슬롯 확보를 기준으로 패널 업체별 캐논토키의 8세대 하프컷·수평증착기 반입 시점은 LG디스플레이가 2024년 1분기로 가장 빠르고, 삼성디스플레이는 2024년 3분기, BOE는 그 다음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재정 상황이 좋지 않지만, IT용 8세대 OLED 증착기는 우선 확보해서 애플 비즈니스에 대응하자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가 알박과 개발해온 풀컷·수직증착은 박막트랜지스터(TFT) 공정 후 기판을 절반으로 자르지 않고(풀컷), 기판을 지면과 수직에 가깝게 세워서 유기물을 증착(수직증착)하는 방식이다. 기존 중소형 OLED는 TFT 공정 후 기판을 절반으로 자르고(하프컷), 기판을 지면과 평행하게 띄워 유기물을 증착(수평증착)했다. 이론적으로 TFT 공정 후 기판을 절반으로 자르지 않으면 절단면에서 오는 손실을 줄여 생산효율(면취율)을 높일 수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르면 연내 IT용 8세대 OLED 1단계 라인에 필요한 장비를 유리원판 투입기준 월 1만5000(15K)장 규모로 발주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마찬가지로 월 15K 규모인 두번째 라인 투자는 첫번째 라인과 1년여 간격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추정됐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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