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 독점하는 OLED 핵심소재 FMM... 국산화 키맨은 삼성"
"日이 독점하는 OLED 핵심소재 FMM... 국산화 키맨은 삼성"
  • 이상원 기자
  • 승인 2021.06.18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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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게 압연하는 기술 확보 필수적
삼성디스플레이 공략이 핵심

"얇게 만드는 기술, 압연하는 기술, 이 두 가지를 확보해야 FMM 국산화가 가능할 것"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 이충훈 대표는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는 파인메탈마스크(FMM:Fine Metal Mask)의 국산화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FMM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발광체를 기판에 증착할 때 사용하는 얇은 금속 판이다. 국내 업체도 만들고 있지만, 일본의 기술력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일본을 능가하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을 만족해야 일본의 독점 계약을 깰 수 있다는 게 골자다.

국내에선 APS머티리얼즈, 필옵틱스, 풍원정밀 등이 대표적이다. APS머티리얼즈와 풍원정밀은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의 FMM 국책과제 최종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유비리서치 이충훈 대표
유비리서치 이충훈 대표

인터뷰 진행 : 한주엽 디일렉 대표
정리 : 이상원 기자

- 일본에서 전량 수입한다는 FMM이 어떤 겁니까?

"FMM은 파인메탈마스크의 약자입니다. OLED를 만들 때 사용하는 핵심 재료입니다. 일본에서 전량 수입합니다. OLED에 발광 재료를 붙일 때, 발광 재료를 기화(氣化)시켜서 FMM에 통과시킵니다. 그러면 FMM에 뚫린 작은 구멍을 통해 발광재료가 달라붙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FMM은 발광재료를 정확한 곳에 붙이기 위해 사용하는 아주 작은 구멍이 뚫린 철판입니다."

- 화소에 발광 재료를 붙이려면 구멍이 아주 작아야 하겠네요?

"그렇죠. 픽셀(pixel) 사이즈의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예를들어 4K 디스플레이를 만드려면 2500만개의 화소 개수만큼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어려운 게 얇게 만드는 겁니다. 두꺼우면 발광재료가 철판을 통과하다가 붙어버려요."

- 그럼 불량이네요?

"간단하게 생각해도 철판에 재료가 붙으면 구멍이 막히죠. 그래서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인바(Invar, 낮은 열팽창 계수를 가진 니켈·철 합금) 두께가 얇아야 합니다."

- 인바가 FMM을 말하는 겁니까? 얼마나 얇아야 하죠?

"인바로 FMM을 만듭니다. 삼성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만들려면 2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두께로 만들어야 합니다."

- 그렇게 얇으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겠는데요?

"얇게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렵고, 프레임에 붙이기도 어렵습니다. FMM을 프레임에다가 용접을 해서 붙여요. 그 과정에서 불량이 많이 발생합니다. FMM을 잡아당겨서 만들어야 하는데 얇은 판을 양쪽으로 잡아당기니까 연신(재료가 늘어나는 비율)이 일정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기껏 잘 만들어놓은 구멍이 늘어나죠. 그리고 기화한 발광재료가 통과하는 과정에서도 열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열을 받아 늘어나도 안됩니다. 많은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 구멍에 약간의 변형이 생기는 것도 다 계산을 해야겠네요.

"그런것도 다 고려해야 합니다."

- 수명은 얼마나 되나요?

"인바는 철판이라서 기본적인 수명은 무제한입니다. 다만 사용하는 과정에서 클리닝이 필요한데, 클리닝하는 과정에서 화학 제품에 영향을 받을 순 있죠. 그러면 교체해야 합니다."

- FMM은 어디서 잘 만듭니까? 

"일본의 다이닛폰프린팅(DNP, Dai Nippon Printing)이라는 회사가 가장 잘하고 둘째는 일본의 토판(TOPPAN)입니다."

- 다른 나라도 있습니까?

"중국 다윈(Darwin)이란 업체가 있습니다."

- 중국은 자국 기업 제품을 잘 써주는 문화가 있잖습니까?

"요즘은 아무리 자국 제품이라 하더라도 실력이 안 되면 쓸 수가 없어요. 왜 그러냐면 여러가지 제품이 세트로 들어가서 클레임(claim)이 발생하면 너무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비가 많잖아요. 조단위 투자가 들어가는데 한두개를 자국 제품이라고 쉽게 받아주다가는 전체가 다 망가지죠. 그래서 좋은 제품을 쓰는 쪽으로 움직이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국내 업체들도 FMM을 개발중에 있습니다. APS머티리얼즈(APS Materials), 필옵틱스(Philoptics), 풍원정밀 등이 있는데 양산이 가능할까요?

"중요한 건 삼성디스플레이(SDC)에 들어갈 수 있느냐입니다. 기본적으로 국내업체들이 시도는 많이 했어요. 아직 못 들어간 이유는 실력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DNP는 삼성과 독점 계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LG디스플레이에서도 DNP 제품을 쓰지 않습니까?

"DNP에서 25마이크로미터 이하 두께의 제품은 삼성에만 공급하기로 되어 있을겁니다. 두꺼우면 불량이 날 가능성이 높아지죠. 삼성은 이미 가장 얇은 FMM 마스크를 쓰고 있어 수율이 높습니다. LG를 비롯한 다른 중국 업체들은 제대로 된 FMM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 수율은 얼마나 나옵니까?

"예전에 어떤 업체의 의뢰를 받아서 2년간 FMM 시장 조사를 한적이 있어요. 몇년 전 이야기라서 지금과 상황이 조금 다를 수는 있습니다만, 그 당시 DNP 수율이 20% 정도밖에 안나왔었었어요. DNP가 20%고, 토판은 10%입니다. 이걸 패널업체에 가서 프레임에 붙이잖아요? 그럼 수율이 또 반으로 줄어듭니다."

- 10개 만들어서 1개 밖에 못 쓰네요. 만드는 방식이 어렵습니까?

"그렇죠. 그나마 실력이 좋은 삼성이 1개 정도예요. 그 정도로 쉽지가 않아요. FMM 제작 방식은 에칭(etching,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은 깎아내는 작업)이 있고, 일렉트릭 포밍(Electro Forming), 전기 주조법이라고 하는데 간단히 말하면 도금하는 방식입니다. 세번째는 레이저 패터닝(레이저를 가지고 구멍을 뚫는 방식)이 있습니다."

- FMM 업체들은 어떤 방식을 사용합니까?

"국내 기업 중에서 APS는 레이저 패터닝을 사용하고, 풍원정밀은 에칭, 필옵틱스는 전기 주조법을 사용합니다. 일본 DNP와 토판은 에칭 방식을 사용합니다. FMM을 만들 때 중요한 건 열팽창 계수와 연신율입니다. 철판을 만들 때 여러가지 첨가제가 들어갑니다. 철판을 아주 얇게 펴면 첨가제가 표면 밖으로 나올 수 있죠. 이런 것들이 불량을 만들어요. 그래서 성분 조절이 아주 큰 노하우입니다."

"그리고 철판을 롤에 넣습니다. 쉽게 말해서 오징어를 얇게 펼 때 기계에 넣어서 들어갔다 나왔다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철판을 일정하게 펴야 합니다. 그러면 철판이 압력을 받아요. 이 압력을 해결하지 못하면 철판이 말려버려요. 컬이 생긴다고 하죠. 어떤 상황에서도 쫙 펴져 있어야 해요. 이게 엄청난 노하우입니다."

- 만들기가 쉽지 않군요.

"그렇죠. 이 노하우는 특정 업체만 가지고 있어요. 여러 업체가 FMM을 만들면 기술이 퍼져 있을텐데, 일부 회사만 만들고 있다 보니까 다른 업체에서 접근하기 쉽지 않아요. 그리고 DNP는 계열화가 되어 있어요. 관계가 다 정해져 있습니다."

- 자기네들끼리만 협력을 하네요.

"네. 에칭 방식은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업체에서 좋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앞의 두 과정이 어려워요. 인바 같은 기본 소재를 구하지 못합니다. 철판을 만드는 기술, 그다음에 압연해서 나오는 기술, 이 두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FMM 에칭 기술 국산화가 쉽지 않습니다."

- 그래서 APS머티리얼즈는 레이저를 사용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요?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더라도, (재료가) 다 들어와야 공장을 사용하니까요. 어찌됐든 (철판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연신과 열팽창을 제어하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 기술개발이야 내부적으로 진행하더라도, 양산에서 공급까지 투자가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여러가지 만드는 것도 필요하고, 검수 장비도 필요하고, 다양하게 들어가야 해요. 양산하려면 1000억씩 깔고 시작해야 합니다."

- 1000억을 투자해서 수지타산이 맞으려면 매출이 꽤 나와야 하겠는데요?

"1000억을 깔았는데 양산 통과를 못 하면 그게 더 문제죠. 삼성이나 엘지는 제대로 된 제품이 필요하잖아요. 6세대 제품에 걸 수 있는 게 필요한데 그걸 만들려면 1000억을 써야 하는 거예요. 테스트받기 위한 물건을 뽑아내려면 말이죠."

- FMM 국산화의 길은 굉장히 험난해 보입니다. 그런 길을 뚫고 국내 기업들이 국산화를 잘 시켰으면 하는 바람이 드네요. 뭐 한국에서도 디스플레이 같은 쪽에서 국산화된 것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것들도 다 처음엔 어려웠던 것들이지 않습니까?

"그렇죠. 뭐, 처음에 쉬운 게 어디 있겠습니까."

- 도전하는것 자체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굉장히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삼성에서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겠죠? 그다음에는 삼성과 DNP의 독점 계약을 풀어야 합니다. 이것도 애매해요. 독점을 풀면 DNP는 삼성에만 공급하던 제품을 다른 곳에 공급할 수 있는거죠. 갑을관계처럼 보이지만, 독점관계에서 을은 을이 아닙니다."

- 말 그대로 파트너처럼 되네요.

"파트너 관계로 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삼성에서 다른 회사 제품을 사용하려면 그만큼 DNP에게 뭘 줄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예를들어 국내 A 업체가 FMM을 개발했어요. 양산까지 다 해도 삼성은 못 받아줍니다. 왜냐하면 삼성이 DNP에 뭔가를 줘야 해요. 안 그러면 삼성이 독점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죠."

"결국은 국내 업체가 거기까지 줄 수 있어야 해요. 압도적인 기술력이나 압도적인 가격이라든지, 그런 걸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가 DNP를 잃어서 발생하는 리스크 해결까지 준비해야죠. 비즈니스는 상호간에 신뢰가 있잖아요. 신뢰 관계를 깨기 위해서는 들어오는 업체들이 엄청나게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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