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반도체 기반 분자진단 솔루션 스타트업 옵토레인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는 사람 침이나 가래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유전자를 증폭, 감염 유무를 검사한다. 이른바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eal Time PCR)'다. PCR은 DNA의 원하는 부분을 복제·증폭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실시간 PCR 검사도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감염 초기 음성으로 판정됐다 이후 양성으로 확진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초기 감염시 채취된 바이러스 개수가 적을 때는 정확하게 확인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옵토레인 핵심 기술은 반도체 센서 칩 위에서 표적 유전자를 검출하는 PCR 반응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톱 만한 센서 칩이 탑재된 디지털 PCR 검사 카트리지와 작은 크기의 분석기가 PCR 기능을 대신한다. 칩 내부에는 50~90도로 열을 낼 수 있는 히팅 플레이트가 들어가 있다. PCR을 하려면 90도, 50도, 70도대 온도를 정확하게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한 형광 센싱 기술도 탑재됐다. 이러한 여러 요소를 결합하기 위해 생산은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반으로 이뤄졌다. 바이오 물질이 유체이기 때문에 합선 등 위험이 없도록 리드프레임은 아래로 뺀 구조를 갖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에 이용할 수 있는 검사 카트리지 내 반도체 칩에는 5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우물(WELL) 2만2000개가 있다. 각각 우물에 시약과 검체를 섞어 넣고 PCR을 하면, 각 구역에서 표적 유전자가 있을 시 1, 없으면 0으로 디지털화 해 절대 값을 산출해낸다. 이 때문에 옵토레인 솔루션은 '디지털 실시간 PCR' 범주에 속한다. 메모리로 치면 최소 단위인 셀 하나하나에 시약과 검체가 섞여 들어가서 표적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칩 위에 바이오 물질을 올리고 PCR을 할 수 있게 만든 설계가 옵토레인 독자 기술이다. 반도체로 PCR을 구현한 곳은 옵토레인이 세계 최초다. 10~1000피코리터 정도로 시료가 극소량이어도 0.01% 민감도로 분석이 가능하다고 옵토레인은 강조하고 있다. 이 정도 민감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옵토레인은 해당 솔루션이 전자제품처럼 쓰기 편하고 검사 시간도 1시간 이내로 짧다고 강조했다. 가격은 기존 경쟁 PCR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낮다.
이도영 옵토레인 대표는 "한 개 혹은 두 개 정도의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더라도 이를 정확하게 확인 가능하다"면서 "감염 초기 조기진단, 확진 환자 완치 여부 등 신속하고 높은 신뢰도의 진단 결과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옵토레인은 최근 국내 질병관리본부에 코로나19 실시간 PCR용 시약과 반도체 PCR 솔루션에 대한 긴급승인 신청을 완료했다. 해외 제안도 준비 중이다. 옵토레인은 이미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정량 검사용 디지털 PCR을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에 공급하고 있다. 옵토레인 이도영 대표는 현재는 SK하이닉스에 인수합병(M&A)된 이미지센서 전문 팹리스 기업 실리콘화일 창업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