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발전 이끈 '소재'…흑연 대체가 과제
배터리 발전 이끈 '소재'…흑연 대체가 과제
  • 선우준 전지컨설턴트 톱21 대표
  • 승인 2018.12.0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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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소, 리튬티타늄이 후보

휴대용 전자기기와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리튬 이온 전지의 가장 큰 특징은 음극에 금속 대신 흑연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음극은 전자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자유전자가 풍부한 물질인 금속을 사용한다. 음극이 전지의 연료 역할을 하는 것이다. 리튬 이온 전지는 양극에 있는 한정된 리튬 원자가 충·방전 시에 양극과 음극을 왔다 갔다 한다. 그래서 그네 전지(swing battery)라고 한다. 또는 흔들의자 원리(rocking chair concept)에 의한 전지라고도 한다.

소니는 리튬이 원자가 아니라 이온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리튬 이온 전지라는 말을 만들었다. 그네 전지의 장점은 다양성이다. 양·음극에 다양한 소재를 사용할 수 있고 전지 소재와 설계를 통해 시장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그래서 리튬 이온 전지에서는 소재 기술이 중요하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 같은 화학 회사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이유도 리튬 이온 전지의 고유 속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와 같은 장치산업은 장비를 통해 세대 구분을 한다. 이와 달리 리튬 이온 전지는 소재로 세대를 나눈다. 리튬 이온 전지에서 소재는 산업계 기준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1991년 소니가 리튬 이온 전지를 상업화했을 때 수명(cycle life)은 1200회로 휴대용 전자기기의 수명을 능가하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에너지 밀도는 경쟁 전지인 니켈 수소 전지보다 낮았다. 충전 후 작동시간이 짧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1994년에 리튬 이온 전지 사업에 진출한 산요는 음극을 하드 카본에서 인조 흑연으로 교체해 니켈 수소 전지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했다.

1990년대 리튬 이온 전지는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 때문에 시장 팽창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요는 음극에 저가의 천연 흑연을 사용하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 또한, 음극의 집전체로 고가의 압연 동박이 사용되고 있었다. 도시바 전지는 압연 동박 대신에 저가의 전해 동박을 개발해 니켈 수소 전지와 경쟁을 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을 확보했다.

18650(지름 18mm, 높이 65mm) 원통형 전지 기준으로 용량이 1.8암페어아워(Ah)가 될 때까지 리튬 이온 전지는 발화·폭발과 같은 필드 사고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전지 산업계에서는 음극에 흑연, 양극에 리튬코발트산화물(LCO)을 이용한 전지의 한계 성능은 2Ah 정도이므로 용량을 높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노키아, 모토로라, 델, HP, 애플과 같은 세트 업체는 작동시간을 늘리기 위해 고용량 전지 공급을 계속 요구했다. 리튬 이온 전지의 용량이 18650 원통형 전지 기준으로 2Ah가 되자 발화·폭발 사고가 줄을 이었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전지와 휴대용 전자기기 산업계는 전지의 발화·폭발 사고로 침체기를 겪는다. 리튬 이온 전지가 없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런 위기를 극복한 것이 소재였다. 고용량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니켈·망간·코발트(NCM) 양극 소재가 개발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었다.

리튬 이온 전지는 소재로 세대를 나눈다. 리튬 이온 전지에서 소재는 산업계 기준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리튬 이온 전지는 소재로 세대를 나눈다. 리튬 이온 전지에서 소재는 산업계 기준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분리막은 음극과 양극의 접촉을 막아 전기화학 반응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분리막의 두께를 줄이면, 줄어든 부피만큼 양·음극 소재를 더 넣을 수 있어 용량 증대를 할 수 있다. 그래서 분리막은 계속 얇아지는 추세다. 1991년 소니가 사용한 분리막은 일본 우베(UBE)에서 공급한 25㎛ 두께의 건식 분리막이었다. 건식 분리막은 기공의 형상이 곧아 출력 성능이 우수하다. 그러나 제조 시에 필름을 롤 방향으로 늘려 만들기 때문에 롤 수직 방향으로 강도가 낮아 구멍이 잘 나는 약점이 있다. 용량 증대를 위해 분리막의 두께를 줄이자, 분리막이 뚫리면서 양극과 음극이 접촉해 쇼트가 일어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막기 위해 개발된 것이 습식 분리막이다. 일본 도넨(Tonen), 아사히(Asahi)가 습식 분리막을 개발해 20㎛ 이하의 얇은 분리막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전지의 4대 구성 요소인 음극, 양극, 전해액, 분리막 중에서 음극은 전지의 성격을 결정한다. 음극이 바뀌면 시스템이 달라져 새로운 전지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음극 개발은 선발 업체의 몫이다. 1997년에 후지필름은 흑연 대신에 주석을 음극으로 하는 리튬 이온 전지를 개발했다.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전지 산업에서 검증되지 않은 업체가 새로운 음극을 사용한 전지를 상업화했다는 것에 시장에서는 불안감을 느꼈다. 결국, 후지필름은 시장의 냉대로 전지 사업을 포기했다.

전지 소재 중에서 가장 불만이 많은 소재는 음극 소재인 흑연이다. 이상적인 그네 전지는 음극이 양극과 같은 산화물·황화물로 되어야 한다. 흑연의 수명은 양극의 수명보다 짧다. 그래서 리튬 이온 전지의 수명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흑연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전압 때문이다. 리튬 금속과 비슷한 전압을 보이기 때문에 리튬 이온 전지의 장점 중 하나인 고전압을 구현할 수 있다. 흑연을 다른 음극 소재로 바꿀 수 있다면 리튬 이온 전지의 성능이 급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규소, 리튬티타늄(LTO) 등 다양한 음극 소재가 흑연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새로운 소재를 적용해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그네 전지를 차세대 리튬 이온 전지라고 한다. 현재의 2차 전지는 휴대용 전자기기와 전기자동차의 요구 사항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경우 2차 전지를 제외한 모든 부품이 완성됐으나, 전지의 성능과 가격 때문에 대중화가 지연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지 산업계에서는 차세대 리튬 이온 전지 개발을 위해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지 소재의 혁신은 관련 산업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다.

음극이 바뀌면 시스템이 달라져 새로운 전지를 만들 수 있다. 규소, 리튬티타늄(LTO) 등 다양한 음극 소재가 흑연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음극이 바뀌면 시스템이 달라져 새로운 전지를 만들 수 있다. 규소, 리튬티타늄(LTO) 등 다양한 음극 소재가 흑연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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