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솔드아웃' 됐다는 SK하이닉스, 선수금만 1조3000억?
'HBM 솔드아웃' 됐다는 SK하이닉스, 선수금만 1조3000억?
  • 노태민 기자
  • 승인 2024.03.12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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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기준 계약부채 1조5855억원 기록
전분기대비 계약부채 1조3289억원 증가
엔비디아 등에서 받은 선수금 반영 추정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계약부채'가 전분기 대비 1조3000억원 이상 급증,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계약부채'는 통상 선수금이나 반품부채를 통칭하는 회계용어다. 고객사로부터 제품 공급 계약 이행 등을 조건으로 미리 받은 돈을 의미한다.

계약부채가 급증했다는 건, 고객사로부터 대규모 계약을 수주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계약부채 급증이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받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선수금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12일 SK하이닉스가 최근 제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선수금과 계약부채가 각각 575억원, 1조5855억원에 달했다. 직전분기인 지난해 3분기 기준 선수금과 계약부채는 4418억원, 2566억원이었다. 계약부채만 놓고본다면 1개 분기만에 1조3000억원 넘게 늘었다.

계약부채가 이렇게 급증한 건 이례적이다. SK하이닉스의 최근 3개년(2020년~2022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처럼 계약부채가 급증한 적은 없었다. SK하이닉스의 2020년~2022년 사업보고서 기준 계약부채는 각각 964억원, 1254억원, 3456억원이었다.

업계에선 이같은 계약부채 급증이 엔비디아 수주와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 HBM3E 생산능력(CAPA) 확장 등을 위해 엔비디아로부터 대규모 선수금을 받은 바 있다. 이 선수금이 지난해 4분기 계약부채 항목으로 회계처리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선수급 지급에 대해 “메모리 업계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안정적인 HBM 물량 확보를 원하는 엔비디아의 의지가 상당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사안에 밝은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SK하이닉스가 공격적인 HBM 설비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거기에 엔비디아로부터 받은 선수금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엔비디아가 안정적인 HBM 물량 확보를 위해 대규모 선수금을 지급한 만큼,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 내 시장 지배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HBM3E부터 마이크론 등 경쟁사의 신규진입에도 불구하고 (SK하아닉스의) 엔비디아 HBM 시장 지배력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며 “엔비디아 GPU 제품 경쟁력 관점에서 대체재가 없어 올해 점유율 80% 이상 유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열린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HBM3뿐만 아니라 HBM3E를 포함한 (HBM) CAPA가 현시점에서 솔드아웃 됐다”며 “상당수의 고객과 잠재 고객들과 프라이머리 벤더(주요 공급자)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까지 (시계열을) 확대해 고객사와 기술 협업 및 CAPA 논의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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