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 OLED에 마이크로 렌즈를 적용하는 방안을 애플에 제안했다. 마이크로 렌즈를 적용하면 빛을 모아주기 때문에 광추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빛의 직진성을 강화하면 시야각이 좁아지는 단점이 있다. 애플의 최종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측에 아이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MLA)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MLA는 마이크로 렌즈로 빛의 경로를 틀어서 광추출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패널 내부에서 반사되는 빛을 사용자가 바라보는 화면 쪽으로 나가도록 빛의 경로를 조절하면 OLED 휘도(밝기)를 높일 수 있다. MLA로 광추출 효율을 높이면 같은 휘도여도 기존 OLED보다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다.

반면 MLA를 적용해 빛의 직진성을 강화하면 시야각이 좁아진다. MLA를 통해 사용자 눈을 기준으로 정면 또는 측면으로 보내는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정면 휘도를 높이면, 측면 휘도가 나빠지는 등 장점과 단점이 함께 존재한다. 또, MLA 적용으로 제조원가가 오르는 것도 문제다. 애플은 아직 국내 두 패널 업체의 MLA 적용 제안에 대해 최종 답변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이 애플에 MLA 적용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나온다. OLED 재료세트 한계 보완과, 후발주자와의 격차 확대 등이 이유다.

애플이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아이폰16 시리즈 적용을 목표로 국내 두 패널 업체가 개발 중인 OLED 재료세트 특성이 아직 애플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MLA를 적용해서 정면으로 보내는 빛의 양을 늘리면 정면 휘도를 높일 수 있다. OLED 재료세트 효율이 지금보다 좋아지면 사용자 정면으로 보내는 빛의 양을 조금만 늘리고, 측면으로 보내는 빛의 양도 소폭만 줄여서 시야각이 좁아지는 것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이는 OLED 재료세트 성능에 달려 있고, 국내 두 패널 업체의 재료세트는 서로 다르다.

또, MLA 적용으로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 OLED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중국 BOE는 삼성디스플레이 특허를 침해하면서도 애플 요구에 부합하는 OLED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MLA처럼 새로운 공정이 추가되면 BOE는 또다른 걸림돌을 만나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MLA를 지난 2020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울트라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갤럭시S 시리즈 울트라 모델과, 중국 비보 등에 납품한 OLED 등 5~6개 모델에 MLA를 적용했다. 전체 모델 수가 많지 않지만 하이엔드 스마트폰 OLED에 MLA를 적용한 경험을 쌓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봉지(OLED를 수분·산소로부터 보호) 공정 후 터치 전극 위에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MLA를 형성한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화이트(W)-OLED에서 일부 모델에 MLA를 적용 중이지만, 중소형 OLED에는 MLA를 적용한 사례가 없다. LG디스플레이 대형 W-OLED와, 일반적인 중소형 OLED는 빛이 나가는 방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공정도 다르다.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 OLED는 빛이 기판 반대 방향으로 나가는 전면발광 구조지만, LG디스플레이의 대형 W-OLED는 빛이 기판 방향으로 나가는 배면발광 구조다.

애플은 국내 두 패널 업체의 MLA 적용 제안에 대해, 우선 OLED 재료세트 효율 향상에 집중해달라고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정이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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