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양산 성공하면 중국 메모리 산업에 큰 기회 될 수도
해외 주요 기업이 잇따라 미국 정부 제재에 동참하자 화웨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중국 과학기술 전문 매체 ‘쾌과기(快科技)’ 보도에 따르면 최근 화웨이가 창장메모리(YMTC)에 64단 트리플레벨셀(TLC:Triple Level Cell) 기반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앞당겨달라고 요청했다.
창장메모리는 즈광그룹(紫光集团, 칭화유니그룹) 산하 플래시메모리 업체로 허페이창신(合肥长鑫), 푸젠진화(福建晋华, JHICC)와 함께 중국 3대 국유 메모리 반도체기업으로 꼽힌다. 이미 지난해 32단 플래시 메모리를 소량생산하기 시작했고 올해 말 64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이 예정돼있다. 3분기에는 위험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최근 미중 패권전쟁의 중심에 서면서 공급체인이 끊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
칩셋, 소프트웨어, 중앙처리장치(CPU)는 물론 플래시메모리까지 수급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플래시메모리는 스마트폰, 서버 등에 사용된다. 공급이 끊길 경우 매출 50% 가량이 휴대폰에서 나오는 화웨이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 도시바, 웨스턴디지털,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텔 등 6개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이 중 웨스턴디지털, 인텔, 마이크론이 미국 기업이지만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비교적 낮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을 주도하는 공급사는 삼성, SK하이닉스, 도시바 세 기업이다.
도시바는 화웨이에 공급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한국 기업도 완전히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지 매체는 화웨이가 극단적 상황을 대비해 물량을 사전 확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창장메모리 측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 요청으로 국산 플래시메모리 양산이 실제로 앞당겨진다면 오히려 중국 메모리 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실제로 창장메모리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 64단 제품에 주력한 뒤 곧바로 128단 제품에 뛰어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삼성, 마이크론, 도시바, 인텔 등이 추진하고 있는 96단을 뛰어넘는 셈이다. 이들 회사는 내년에 128단을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랜 기간 세계 시장에서 실력을 쌓아온 주요 업체들을 한 번에 따라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