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中생산라인 대만으로 이전...미중 무역분쟁 여파
폭스콘, 中생산라인 대만으로 이전...미중 무역분쟁 여파
  • 이예영 기자
  • 승인 2019.05.13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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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진·심천 생산라인 대만으로
미중 무역분쟁 피해 최소화 목적
대만 총통선거 앞두고 지지율 올리기라는 분석도

폭스콘이 중국 톈진(天津)과 심천(深圳) 소재 생산라인을 대만으로 옮긴다.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다.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회장이 지난 8일 대만 ‘천하잡지(天下雜誌)’와 가진 인터뷰에서 서버 생산라인 일부를 대만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궈회장은 톈진과 심천 공장에 있는 고부가가치 통신기기와 서버 등 생산설비를 가오슝(高雄)으로 가져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가요슝은 대만 남서부에 위치한 항구도시다. 폭스콘은 몇 년 전 가오슝에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센터를 세운 바 있다.

궈회장은 이미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과 논의가 끝났고 가오슝 연구개발센터에 고용할 고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3000여명을 모집 중이라고 전했다. 생산라인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오슝에 아예 새로운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궈회장은 대만 이전 이유에 대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네트워크 안전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미국의 관세보복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같은 이유로 여러 기업이 대만 이전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이전했다. 대만 LED 제조업체 광보테크(光宝科技, Lite-On Technology)도 네트워크 보안 문제로 서버 모듈의 대만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대만 노트북 제조업체 쿤타 컴퓨터(Quanta Computer)는 이미 일부 서버 모듈을 대만으로 이전했다.

친중파인 궈 회장의 공개적 ‘탈(脫)중국’ 선언에 대해 내년 있을 대만 총통선거를 노린 지지율 올리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폭스콘은 세계 최대 OEM 기업이다. 폭스콘이 생산라인을 이전하면 세계 전자기기 공급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래는 궈타이밍 회장 인터뷰 전문이다.

Q. 왜 국민들이 다른 후보가 아닌 당신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 대만의 미래 지도자로 가장 적합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두 가지 큰 과제를 풀어야 한다.

첫째, 두 강자 사이에서 평화로우면서도 줄타기 잘하는 경제 대책을 세울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이전에 쓴 연설문에서 공급체인을 ‘총쑤(重塑, 리모델링)’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총쑤’란 단어는 보통 새롭게 재배치한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난 대만 타이쑤(台塑, 포모사 플라스틱 그룹)의 ‘쑤(塑, 모델)’를 말한 것이다.

오늘 모두가 내게 폭스콘 중국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옮기는 계획에 대해 거대한 중국 시장을 두고 왜 미국으로 가려 하는지 물었다. 최근 미국에 공장을 짓기 시작한 이후 미국 공급체인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멕시코에 2만 여명의 직원으르 두고 있다. 때문에 어떻게 하면 미국과 멕시코의 자유무역협정을 이용할 수 있을지, 어떤 것을 멕시코에서 하고 어떤 것을 미국에서 할지 정리 중에 있다.

우리는 미국 휴스턴과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모든 공급체인을 새롭게 개조하고 있다. 과거 미국은 현지 노동자를 소홀히 했지만 지금은 트럼프가 이 부분을 굉장히 중시하고 있어 모든 공업을 다시 옮길 것을 요구했다. 때문에 우리가 그를 도와 공급체인 재건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 혼자서는 힘이 부족하다. 내가 중화민국 총통이 된다면 대만에 있는 모든 기업을 미국으로 옮길 것이다. 어쨌든 미국이 현재 최고의 시장이기 때문이다.

미국시장의 문제는 기술자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난 최대한 미국을 도울 생각이다.

내가 왜 미국, 중국, 대만의 공동 승리를 말하는가? 대만은 이익을 얻고 미국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여기서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트럼프가 당선 때 사용했던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는 문구를 의미한다. 난 트럼프가 또 당선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트럼프가 다시 4년간 (대통령을) 맡게 된다면 대만은 그의 공급체인 재건에 힘을 보탤 것이다.

나는 최상층 구조 설계부터 시작해 대만 경제구조 전체가 미국의 공급체인 재건과 기술자 재교육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더 부유해지면 우리 물건을 더 많이 사갈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 미국은 우리 것을 베끼진 않을 것이다.

Q. 최근 미중 무역분쟁으로 많은 대만 투자자들이 다시 대만으로 복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와 관련해 폭스콘도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A. 대만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에 대해 난 평범한 복귀라고 생각한다. 경제학적으로는 ‘비교이익’이라고 한다. 더 좋고 싸니까 돌아오는 것 아닌가? 하지만 내가 중화민국 총통이 된다면 한 기업의 사장이 아닌 완전한 대만 총통, 즉 ‘대만 과학기술 섬’의 사장이 되는 것이다. 내 기업을 내가 지지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면 나중에 모두가 따라할 것이다.

둘째, 평범한 공급체인을 이전해야 할지, 고부가가치 공급체인을 옮겨야 할지, 수직계열화를 해야 할지 등이 아직 내가 고민 중인 부분이다. 난 결코 낡은 물건을 다시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성장을 이룬 새로운 과학기술을 들여오는 것이므로 둘은 다르다.

일부 기존 생산라인은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중국에서 운영 불가능하다. 서버, 통신기기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대만으로 이전할 생각이다. 우리는 대만 타오위엔(桃园) 공장을 가지고 있다. 또 가오슝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센터에 한달내 공장 부지를 마련할 계획이다. 가오슝을 허브(Hub), 게이트웨이(Gateway) 등으로 삼을 예정이며 한궈위 가오슝 시장과 이미 논의를 마쳤다. 국내 판매 공장 외 톈진 공장 1개, 심천 일부 생산라인을 포함해 수출 공장도 대만으로 옮길 계획이다. 수직계열화다. 이전에 한궈위 시장을 찾아 해당 부지를 보여주고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런 것들이 현재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일들이다. 가오슝 공장이 잘 되면 우리 제품이 미국, 일본 등 해외로 나갈 것이다. 우리는 이 기지를 첨단, 각종 클라우드 네트워크 설비, 서버 제품의 핵심센터로 만들 생각이다. 내가 중화민국 총통이 되면 트럼프에게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할 수 없는 제품들을 대만에 두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다음 폭스콘 사장에게도 (생산라인을) 더 많이 대만으로 이전하도록 격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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