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내년 시설투자(CAPEX) 규모를 줄인다.
25일 이명영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실적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아직 내년 경영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올해보다는 투자가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4년 처음으로 연간 시설투자액이 5조원대에 올라선 이후 지난해 10조3000억원, 올해 16조원(예상치)으로 급상승했었다. 그러나 내년에는 올해보다 투자액이 줄게 됐다. 공급과잉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연간보다는 분기별로 유연하게 투자계획을 세밀하게 집행할 계획이라고 이 부사장은 설명했다.
내년 시장 비트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D램 20%, 낸드플래시 40% 수준으로 예상했다. 여전히 낮은 수준 예상치다.
회사는 "D램은 가격 상승세 둔화 중이며 4분기, 내년 1분기에 급락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1분기) 소폭 하락 정도 예상하고 하반기로 넘어가면 평이하거나 상승 반전이 가능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낸드플래시는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급이 늘어 가격하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단기간 내 공급 빠르게 증가해 가격이 하락했다"면서 "4분기에도 일정 부분 (가격하락) 지속 예상하지만 내년 상반기는 공급 과잉 영향이 줄어서 가격하락률도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청주 M15에서 내년 1분기 말이나 늦어도 2분기부터는 3D 낸드플래시(72단)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C2 팹은 12월 정도에 오픈하고 M15보다 늦은 2분기 정도에 양산할 수 있다"면서 "주로 2y·2z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신규 팹에선 1x 나노 제품으로 생산 제품을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는 D램 시황 호조세에 힘입어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했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든 부문에서 최대치를 기록하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매출 11조4168억원, 영업이익 6조4724억원, 순이익 4조6922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 10%, 영업이익 16%, 순이익은 8%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41%, 73%, 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57%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