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T용 8세대 OLED에 선익시스템 증착기 사용 승인
애플, IT용 8세대 OLED에 선익시스템 증착기 사용 승인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3.04.2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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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日캐논토키 증착기 사용 고수 방침서 선회
선익시스템-LGD, 2021년 말부터 증착기 개발 진행
실제 승인효과는 지켜봐야…IT용 8세대 투자여부 불확실
애플 아이패드 프로.       <출처 : 애플>

미국 애플이 최근 선익시스템의 IT용 8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증착기에 대한 사용 허가를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캐논토키의 증착기 사용을 원했던 기존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IT용 8세대 OLED 투자가 진행될 경우, 선익시스템 장비가 공급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다만 이번 선익시스템 장비 사용 승인과 별개로 IT용 OLED 투자가 언제 진행될 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애플이 IT용 8세대 OLED 라인에서 공급받을 패널의 물량이나 가격에 대한 정보가 명확하지 않고, OLED 노트북·태블릿 시장의 규모가 아직은 미비하기 때문이다. IT용 8세대 OLED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투자 규모가 조(兆) 단위에 이른다는 점도 디스플레이 업체에 큰 부담 요소다.

24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IT용 8세대 OLED 투자시 선익시스템 증착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허가를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비는 LG디스플레이 등이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캐논토키 증착기 대신 선익시스템 장비를 사용하라는 적극적 의미의 허가는 아니고, 선익시스템 장비를 써도 무방하다는 식의 허락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OLED 증착기는 디스플레이 패널에 유기발광층을 증착하는 장비다. 유기재료를 가열해 기화 상태로 만들고, 이를 패널기판에 증착하는 데 쓰인다. 애플이 IT용 8세대 OLED 채용을 추진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관련 증착기 개발을 추진해왔다. 

8세대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유리원판(마더글라스)의 크기가 기본 2200x2500㎜ 정도 된다. 기존 6세대(1500x1850㎜) 대비 유리원판의 면적이 약 1.5배 더 크다. 덕분에 한 번의 공정에서 더 많은 패널을 생산하거나, 더 큰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게 가능하다. 증착기도 기존 6세대에 쓰던 것과 달리 8세대용으로 새로 개발해야 한다. 

그동안 애플은 일본 캐논토키 증착기 사용을 선호해왔다. 캐논토키가 6세대에서 하프컷(Half Cut), 수평증착 기술을 적용한 증착기의 신뢰성을 확보한 만큼, 8세대에서도 캐논토키 장비가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하프컷은 박막트랜지스터(TFT) 공정 후 유리원판을 절반으로 잘라 유기물을 증착하는 기술이다. 수평증착은 지면과 수평한 방향으로 유리기판을 눕혀 증착하는 기술이다.

문제는 캐논토키의 장비 가격이다. 캐논토키가 애플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장비 단가는 매우 비싸다. 캐논토키의 IT용 8세대 OLED 증착기 가격은 8세대 유리원판 월 1만5000(15K)장 투입 기준으로 1조원 중후반대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선익시스템은 애플의 IT 기기(노트북·태블릿 등) 제조를 위한 8세대 OLED 증착기 개발을 추진해왔다. LG디스플레이와도 2021년 말부터 하프컷·수평증착 방식의 OLED 증착기에 대한 평가도 실시했다. 구체적인 세대는 8.7세대(2290x2620㎜)로 추정된다. 가격은 캐논토키 증착기보다 약 40% 저렴한 수준이다. (선익시스템의) 증착기 개발과 동시에 LG디스플레이도 그간 애플에 선익시스템 증착기에 대한 사용 승인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왔다.

애플의 허가로 선익시스템은 8세대 OLED 증착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애플은 OLED 패널 적용 제품의 영역을 기존 스마트폰에서 노트북·태블릿 등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첫 OLED 패널을 탑재한 아이패드·맥북이 잇따라 출시될 계획이다. 내년에 출시될 아이패드 OLED는 우선 6세대 라인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향후 맥북 등 중형 IT 제품용 OLED는 8세대 라인에서 생산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선익시스템을 비롯한 디스플레이 업계는 관련 투자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IT용 8세대 OLED 투자를 얼마나 집행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선익시스템 장비 사용을 허가받았지만, 당장 LG디스플레이 등이 IT용 대형 패널 투자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다. 현재까지 애플은 IT용 8세대 OLED 패널의 도입 물량, 가격 등에 대한 구체 전망치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가장 먼저 출시되는 OLED 아이패드 프로의 판매량이 저조할 경우, 애플이 IT 기기에 대한 OLED 적용 속도를 늦추거나 규모를 천천히 늘려갈 가능성이 존재한다.

노트북·태블릿 시장 규모가 스마트폰에 비해 현저히 작다는 점도 문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노트북·태블릿 시장의 OLED 패널 수요 면적은 지난해 기준 70만㎡로 집계됐다. 2025년에는 수요가 160만㎡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나, 같은 기간 스마트폰 시장의 예상 수요 면적인 860만㎡에는 크게 못 미친다.

LG디스플레이의 내부 사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LG디스플레이는 IT 제품 시장을 비롯한 거시경제 악화로 지난해 2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 1분기도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장기 차입하는 등 운영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IT용 8세대 OLED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하기에는 재무 부담이 크다는 게 디스플레이 업계의 분석이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jkyoon@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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