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풍이냐, 태풍이냐'...MKS發 랜섬웨어 여파에 긴장하는 반도체업계
'미풍이냐, 태풍이냐'...MKS發 랜섬웨어 여파에 긴장하는 반도체업계
  • 강승태 기자
  • 승인 2023.03.06 11: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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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S “사태 복구에 최소 몇 주 걸려”
AMAT는 "최소 2억5000만 달러 손해
삼성·SK 촉각 곤두세우는 분위기
대체솔루션 물색 등 대응 마련 고심

글로벌 반도체 부품기업 MKS인스투르먼트(이하 MKS)의 랜섬웨어 피해가 세계 반도체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사태 복구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가동에 필수인 부품 수급이 어려울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업체들은 MKS를 대체할 만한 솔루션을 물색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당장의 여파는 없다고 하면서도, 사태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월 초 발생한 랜섬웨어 공격으로 MKS 측은 생산시스템과 주요 소프트웨어 등이 피해를 입었으며 정상화까진 몇 주 이상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1961년 설립한 MKS는 반도체 제조의 기초단계에 쓰이는 특수 부품·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회로 기판에 구멍을 뚫는 레이저, 반도체 공장 자동화를 위한 솔루션, 가스 제어 및 분석, 정밀 광학 부품 등을 생산한다. 모두 첨단 반도체 제조를 위해 공정 성능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최적화하는 데 쓰이는 핵심 솔루션들이다.

MKS의 사업부문은 크게 진공솔루션, 광학(포토닉스)솔루션, 소재솔루션 등 3가지로 구성돼 있다. 그간 MKS는 인수·합병(M&A)과 설비투자를 통해 업계 내 영향력을 키워왔다. 2021년 캐나다 온도 제어용 광학 센서 공급사 포톤 컨트롤을 인수했으며 지난해엔 독일 특수 화학기업 아토테크를 품었다. 중국과 태국, 멕시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진출하며 생산시설도 확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35억 달러다.

이번 사태가 예사롭지 않은 이유는 MKS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독특한 위상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ASML, 도쿄일렉트론(TEL), 램리서치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MKS는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기업에 직접 부품을 공급하기도 하지만, AMAT 등 글로벌 장비기업에 주요 부품을 공급한다. 특히 AMAT와 램리서치 등은 MKS의 가장 큰 고객사다.

예를 들어 MKS는 반도체 장비업체에게 고주파 공급하는 고주파 발생기나 진공 게이지 등을 납품한다. AMAT 등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이런 부품들은 MKS에 주문해 최종 장비를 제작한다. 이들 부품들은 사실상 MKS가 독점하고 있다.

즉, MKS는 반도체 장비 부품을 주문·제작 형태로 만들어 장비 기업에게 납품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AMAT와 같은 기업에게 장비를 들여오는 구조다. 아울러 장비 구입 이후에도 반도체 기업들이 유지·보수 등을 위해선 MKS의 손을 거쳐야 한다. 이번 사태가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MKS가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그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AMAT는 이번 사태로 2억5000만 달러(약 3300억원)에 이르는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랜섬웨어 공격과 관련, 존 리 MKS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공격이 진공 및 포토닉스 사업부의 주문 처리와 제품 출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복구에 ‘몇 주’가 더 걸릴 수 있으며 최소 2억 달러(약 2600억원) 이상 손해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MKS 손해 규모가 5억달러(약 6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막대한 손해보다 더 큰 문제는 복구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미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넘게 지났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반도체 업체들은 소재나, 장비, 부품 등의 공급망을 다원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만 MKS가 공급하는 특수부품이나 관련 솔루션은 대체가 쉽지 않다. MKS가 갖고 있는 특수성으로 인해 삼성전자·SK 하이닉스 같은 국내기업은 물론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당장은 큰 영향이 없다고 강조한다. 반도체 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고 그에 따른 재고량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MKS 측에서 언급한 ‘몇 주’라는 시간도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애매한 시간이다. 자칫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극단적으로 일부 장비가 멈춰서거나 공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때문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은 모두 MKS 부품이나 솔루션을 이용하는데 당장은 스페어(여유분)가 있어 영향은 없겠지만 복구가 좀 더 늦어질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일부 기업은 긴급하게 다른 채널을 통해 부품 수급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으며 후속 조달 운영 계획을 수립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kangst@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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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관 2023-03-06 12:18:24
쓰쓰이는 이라는 오타가 중간에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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