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메타, 마이크로OLED ‘3각 동맹’ 맺는다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메타, 마이크로OLED ‘3각 동맹’ 맺는다
  • 강승태 기자
  • 승인 2023.02.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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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칩 설계', SK하이닉스 '웨이퍼 양산', LGD '증착·완성' 협업구조
제품 개발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5~2026년께 월 3만장 규모 생산
XR기기 분야 선두주자 메타 주도 '3각동맹' 파급효과 상당할 전망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가 메타(옛 페이스북)와 손잡고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 및 양산에 나선다. 마이크로OLED는 확장현실(XR) 기기의 핵심 디스플레이다. 이번 '3각 동맹'은 메타가 반도체 설계 및 장비 세팅을 담당하고 LG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OLED를 개발하며, SK하이닉스가 설계도를 바탕으로 웨이퍼를 생산하는 구조다.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메타로 이어지는 ‘삼각동맹’이 미칠 파급효과에 IT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LG디스플레이와 마이크로OLED 개발 및 생산 협업을 결정하고 최근 관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가 마이크로OLED 개발을 위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은 조금씩 알려져왔다. 하지만 이들 두 기업이 협업을 통해 만든 제품을 최종적으로 어디에 납품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디일렉》 취재 결과,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의 마이크로LED 협업 과정에는 글로벌 XR기기 선두 기업인 메타가 관여하며 협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계약이 정식으로 체결됐으며, SK하이닉스와 메타도 사실상 계약이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헤드셋 형태인 XR 기기에 탑재되는 마이크로OLED는 확장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실리콘으로 만든 반도체 웨이퍼 위에 적색·청색·녹색(RGB) OLED 픽셀을 증착해서 만들어진다. 유리 기판보다 얇고 더 많은 화소를 탑재할 수 있다. 일반 디스플레이가 수백 PPI(화소밀도)를 구현하는 데 반해 마이크로OLED는 수천 PPI를 갖출 수 있다. 그만큼 작고 미세해 일반 OLED처럼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유리 기판 대신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가 필요하다. 

메타는 몇년 전부터 자체 반도체 개발을 위해 설계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했다. 다만 메타는 팹리스 형태로 자체 반도체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반도체 생산 설비가 없다. 2021년부터 LG디스플레이와 마이크로OLED 관련 협력을 진행했던 메타가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와 손잡은 이유는 이 때문이다. 

3사는 각자 장점을 바탕으로 긴밀한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XR 기기를 직접 생산하는 메타는 3사 협력 과정에서 웨이퍼 설계 및 회로를 그리고 전반적인 장비 세팅 과정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칩 생산은 SK하이닉스가 책임진다. 마이크로OLED 웨이퍼 위에 OLED를 증착하는 단계부터 최종 완성까지의 과정은 LG디스플레이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력 과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SK하이닉스의 역할이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 캠퍼스에는 총 3개의 D램 공장이 있다. M10과 M14, M16이다. 2021년 2월 가동한 M16 라인은 최신 공정을 통해 D램을 생산하고 있다. 2015년부터 가동한 M14는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을 주력으로 한다. 

마이크로OLED를 위한 웨이퍼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라인은 M14 옆에 위치한 M10 라인이다. 2000년 대 초반부터 가동한 M10은 이천 캠퍼스에서 가장 오래된 라인이다. 원래 D램만 생산했지만 2019년 이후 라인 일부에서 CIS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M10 라인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10만 장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제품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5~2026년부터 이곳에서는 월 3만 장 규모로 관련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M10 라인 내 28·45나노미터(㎚·10억분의 1m) 레거시 공정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과거 CMOS이미지센서(CIS) 상품기획팀 주도로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CIS 사업 관련 개발 조직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CIS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만 초점을 맞추고 남은 인력은 이번 협력과 같은 신규사업에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력을 두고 “SK하이닉스가 12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파운드리 사업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와 책임을 파운드리 기업이 지고 관련 서비스를 전적으로 제공한다”며 “이번 협력은 메타 등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기존 파운드리와 사업모델이 다르다”고 분석한다. 

다만 그동안 D램과 낸드플래시 등에 의존했던 SK하이닉스가 기존 주력 제품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신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만약 이번 협력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12인치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XR 헤드셋 시장의 규모는 2021년 1100만대 수준에서 2025년 1억500만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역시 2028년 XR 기기 출하량을 1억3900만대로 예상했다. 지금으로부터 3~5년이 지난 후에는 XR 기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SK하이닉스가 M10 라인을 통해 관련 칩을 양산하는 시점과 대체로 일치한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kangst@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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