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닝 "액체렌즈, 의료·산업·AR 등 더 많은 분야에 적용될 것"
코닝 "액체렌즈, 의료·산업·AR 등 더 많은 분야에 적용될 것"
  • 이기종 기자
  • 승인 2021.08.31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레드릭 론 코닝 배리옵틱 렌즈 사업부 총괄 인터뷰
"액체렌즈, 머신비전·바코드 인식·의료영상·AR 등에 적용"
모바일 적용 가능성...단기간 내 고체렌즈 대체는 어려울 듯
코닝, LG이노텍과 액체렌즈 특허 공유·협력에 대해선 함구
코닝의 액체렌즈
코닝의 액체렌즈

"액체렌즈는 초점변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코닝은 의료·산업용 시장에서 액체렌즈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 진출을 검토 중입니다."

프레드릭 론(Frederic Laune) 코닝 배리옵틱(Varioptic) 렌즈 사업부 총괄은 최근 <디일렉>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론 총괄은 모바일 분야에서도 액체렌즈 장점을 강조했지만 모바일 제품에서 액체렌즈 적용 확대 가능성에 대해선 분명하게 답하지 않았다. 론 총괄과의 서면 인터뷰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액체렌즈란 비닐 주머니 형태 렌즈 내부를 액상 물질로 채운 렌즈를 말한다. 전류나 전압으로 구동신호를 보내 액체렌즈 형상(곡률)을 변경하며 초점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유리나 레진으로 만든 고체렌즈와 달리 렌즈를 이동하지 않고도 초점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코닝 배리옵틱 렌즈 사업부 전신은 지난 2002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배리옵틱이다. 코닝은 2017년 초 배리옵틱을 인수해 사업부로 편입했다. 론 총괄은 2003년 배리옵틱에 연구개발(R&D) 엔지니어로 입사해 R&D, 영업·마케팅 책임자를 두루 거쳤다. 코닝에 인수된 이후 렌즈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프레드릭 론(Frederic Laune) 코닝 배리옵틱(Varioptic) 렌즈 사업부 총괄

론 총괄은 "액체렌즈는 초점변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며 "액체렌즈는 카메라와 오브제(피사체) 사이의 거리가 변하는 응용처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액체렌즈는 대상과의 거리에 관계없이 오브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했다.

론 총괄은 "(기존에는) 렌즈를 이미지센서와 가깝게, 또는 이미지센서로부터 멀리 이동하는 방식으로 초점변경 문제를 해결했다"며 "보이스코일모터(VCM·액추에이터) 기술 등은 대형 반사식 카메라와 휴대폰 소형 카메라 모듈에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기존 기계식 솔루션은 기계 충격이나 진동에 약하고 전력소모가 크며 속도도 느리다"며 "이러한 제약 때문에 산업용 영상에서 레거시(기계식) 솔루션 채택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액체렌즈는 마모와 기계충격, 진동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신속하게 초점을 잡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닝의 액체렌즈는 머신비전과 바코드 인식, 의료영상 등 부문의 업계 선도업체 제품에 적용됐다"며 "이들 시장에는 기존 솔루션이 없었지만 가변·자동초점 수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액체렌즈는 물류 분야 등 산업용 증강현실(AR) 시스템에서 이미 사용 중"이라며 "핸즈 프리 바코드 판독에 사용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론 총괄은 "이들 시장 성과를 다른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모바일 분야의 액체렌즈 적용 가능성에 대해 론 총괄은 "보이스코일모터 방식은 초경량 렌즈만 지원하지만 액체렌즈는 자동초점뿐만 아니라 접사(매크로) 모드도 지원한다"며 "접사 모드는 센서 크기와 무관하게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바일 제품 카메라 모듈의) 망원 렌즈는 대체로 렌즈가 커서 현재 보이스코일모터로 구현하기가 더 까다롭다"고 덧붙였다. 렌즈 등 광학계 부품이 무거워지는 경우나, 망원 카메라 모듈에서는 액체렌즈가 유리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러한 액체렌즈 장점에도 당장 액체렌즈가 고체렌즈를 대체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론 총괄은 "액체렌즈는 유리나 플라스틱 렌즈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고 대물 렌즈 구동모터를 대체한다"며 "(액체렌즈를 적용하면) 구동부품 없이 자동초점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고체렌즈 모듈은 액추에이터로 이동하며 초점거리를 조절했는데, 액체렌즈는 액추에이터 같은 부품 없이 액체렌즈 표면장력을 이용해 초점을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액체렌즈는 보통 렌즈 시스템에서 단독 사용하기보다는 여러 요소로 구성된 어셈블리 추가 부품으로 사용한다"며 "고정초점에서 자동·가변초점으로 시스템 전환을 지원하기 때문에 유리나 레진 소재의 고정 렌즈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코닝의 액체렌즈

론 총괄의 설명을 종합하면 코닝의 액체렌즈는 일반 산업용과 의료용으로 이미 상용화됐고, 무거운 광학계에서는 기존 액추에이터 방식보다 액체렌즈가 광학 특성 구현 등에서 유리하다는 정도로 요약된다.

그는 모바일 분야에서 액체렌즈가 고체렌즈 이동에 필요한 액추에이터(구동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하지만 모바일 제품 카메라 모듈에서 액체렌즈 적용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선 답을 피했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제품 등에 액체렌즈를 적용하기 위한 기술 수준'을 묻는 질문에 그는 "코닝은 시장 성과를 다른 분야로 확대하고자 한다. 카메라 시장은 빠르게 진화 중이다. 카메라 크기가 작아야 하는 경우도 있고 센서 대형화에 따라 카메라 크기가 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만 답했다.

때문에 코닝은 의료기기 등 기존 액체렌즈 주력 분야에 집중하면서 순차적으로 다른 분야 진출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액체렌즈가 모바일 제품에 폭넓게 적용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업계에선 액체렌즈가 기존 액추에이터 방식을 사용하는 고체렌즈보다 비싸고, 환경에 따라 특성이 변할 수 있는 신뢰성 문제 때문에 모바일 제품에서 액체렌즈 적용이 쉽지 않다고 풀이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서 일부 렌즈 모듈을 액체렌즈로 대체하면 전체 렌즈 개수와 모듈 크기를 줄일 수 있다. 현재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하는 카메라 모듈은 각각의 곡률을 갖는 여러 개의 렌즈(6~7매)를 겹쳐서 만든다.

론 총괄은 코닝과 LG이노텍의 액체렌즈 특허 공유와 기술협력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LG이노텍과 코닝은 지난 2017년께부터 액체렌즈 특허를 국내외에 지속 출원(신청)하고 있다. 31일 현재 LG이노텍과 코닝이 권리를 공동 보유 중인 액체렌즈 특허는 한국에 20건, 미국에 14건 있다. 각사가 보유한 액체렌즈 특허는 더 많다.

코닝의 액체렌즈 기술
코닝의 액체렌즈

아래는 프레드릭 론 코닝 배리옵틱 렌즈 사업부 총괄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액체렌즈는 현재 환경이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는 조건에서 주로 적용되는 것인가?

A. 그렇지는 않다. 액체렌즈가 최초로 적용된 곳은 머신비전과 바코드 인식, 의료영상 등이다. 이들 시장에는 기존 솔루션이 없었지만, 가변·자동초점에 대한 분명한 수요가 있었다.

의료 영상기기의 첫 응용처는 크기가 작아야 하는 치과용 구강 카메라였다. 치과용 구강 카메라는 과거 여러 기계식 솔루션을 테스트했지만 크기 제약이 있었고, 기계 충격 저항성이 취약해 성공하지 못한 분야였다. 바코드 인식과 머신비전 카메라 시장은 조건과 환경 여건 등이 상당히 까다롭다. 기계적 충격 저항성이 높아야 하고 작동 온도범위가 넓어야 한다. 또 이들 제품 기대수명은 일반적으로 5~10년으로, 모바일 제품 기대수명보다 길다. 

Q. 이러한 응용처 환경조건을 고려해서 액체렌즈를 적용한 것인가, 아니면 액체렌즈의 장점 자체가 적용 이유가 된 것인가?

A. 액체렌즈는 초점변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액체렌즈는 카메라와 오브제(피사체) 사이의 거리가 변하는 애플리케이션(응용처)에 적용한다. 액체렌즈는 대상과의 거리에 관계없이 오브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기존에는) 수십년간 렌즈를 이미지센서와 가까이 또는 멀리 이동하는 방식으로 초점변경 문제를 해결해왔다. 스테퍼 모터(Stepper Motor)나 보이스 코일모터(Voice Coil Motor) 같은 기술은 대형 반사식 카메라 등에 사용돼왔다. 최근에는 휴대폰 소형 카메라 모듈에도 적용됐다.

하지만 이러한 기계식 솔루션에는 제약이 있다. 대개는 여러 초점주기를 견디지 못하고 기계 충격이나 진동(충격과 진동은 이미지 품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에 대한 저항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전력소모가 크다. 속도도 느린 편이다. 이러한 제약은 기계식 솔루션 채택에 큰 걸림돌이다. 산업용 영상에서 이러한 레거시 솔루션 채택률은 낮은 편이다.   

반면 액체렌즈는 기계식 솔루션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고 마모와 기계충격, 진동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신속하게 초점을 잡는다. 때문에 코닝 액체렌즈는 머신비전과 바코드 인식, 의료영상 등 부문에서 업계 선도업체 선택을 받고 있다. 코닝은 이들 시장 성과를 다른 분야로 확대하고자 한다.

Q. 스마트폰과 모바일 제품, 전장 등 이동수단에 액체렌즈를 적용하기 위한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A. 코닝은 현재 시장 성과를 다른 분야로 확대하고자 한다. 하지만 카메라 시장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카메라 크기가 작아야 하는 경우도 있고, 센서 대형화 추세에 따라 카메라 크기가 커야 하는 경우도 있다.    

Q. 액체렌즈는 카메라 모듈 소형화 또는 센서 대형화 요구 가운데 어느 쪽에서 강점이 더 부각될 수 있는가, 그리고 이유는 무엇인가?

A. 문의 내용에 답하기 어렵다. 센서가 커지면 렌즈 또한 커진다. 또한 기존 기술로 렌즈를 이동시켜 자동초점 모드를 구현하기 어렵다. 실제 보이스코일모터는 초경량 렌즈만 지원한다. 반면 액체렌즈는 자동초점뿐만 아니라 매크로(접사) 모드도 지원한다. 매크로 모드는 센서 크기에 관계없이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

Q. 액체렌즈를 모바일 제품의 카메라 모듈에 적용할 경우, 광각과 초광각, 망원 기능 가운데 어떤 분야에서 더 장점이 있는지와 실제 적용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A. 광학 렌즈의 경우 초점거리가 늘어날수록 자동초점 수요가 커진다. 망원 렌즈에서 자동초점 수요가 크다. 이는 심도(DoF:Depth of Field)가 줄어들고 초점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망원 렌즈는 대체로 렌즈가 커서 현재 보이스코일모터로 구현하기가 더 까다롭다.  

Q. 액체 렌즈를 모바일 제품의 망원 줌 기능에 적용할 경우, 기존 유리 렌즈나 레진 렌즈와 비교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와 실제 적용 사례가 있는지 말해달라.

A. 액체렌즈는 유리나 플라스틱 렌즈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대물 렌즈 구동 모터를 대체하는 것이다. 구동부품 없이 자동초점을 구현한다.

Q. 액체렌즈가 유리나 플라스틱 레진 렌즈를 거의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로 예상하는가?

A. 코닝 액체렌즈는 보통 렌즈 시스템에서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여러 구성요소로 구성된 어셈블리 추가 부품으로 사용한다. 고정초점에서 자동·가변초점으로 시스템 전환을 지원하기 때문에 유리나 레진 소재로 만든 고정 렌즈(Fixed Lenses)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Q. 모바일 제품 카메라 모듈의 일반적 기능(광각·초광각·망원)과 달리,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등에 액체렌즈를 적용될 경우 어떤 장단점이 있는가?

A. 액체렌즈는 산업용 AR 시스템에서 이미 사용 중이다. 물류 분야가 대표적이다. 액체렌즈는 '핸즈 프리' 바코드 판독에 사용한다. 

Q. 코닝은 앞서 <디일렉>에 '(액체렌즈) 연구결과는 유망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단기에는 액체렌즈가 유의미한 사업 성과를 얻기 힘들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코닝이 출원(신청)한 특허의 등록기간(출원 후 20년간) 안에 사업화가 가능해야 특허를 활용할 수 있을 텐데, 본격적인 성장 시기를 언제로 예상하는가?

A. 액체렌즈 기술은 여러 곳에서 적용되고 있다. 수백만개의 렌즈가 이미 현장에서 사용 중이다. 코닝은 액체렌즈 지식재산권(특허 등)을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특허 출원하고 있다.

Q. 최근 코닝은 LG이노텍과 한국과 미국에 출원 및 등록한 액체렌즈 특허 일부 지분을 공유했다. 어떤 사업 비전 아래서 양측이 특허 지분을 나눠갖기로 결정했는가?

A. LG(이노텍)를 대신해 답하긴 어렵다.

Q. 최근 샤오미가 액체렌즈를 적용한 카메라 모듈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의 액체렌즈 기술력은 어느 정도로 보는가?

A. 샤오미를 대신해 답하긴 어렵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로 515 (아승빌딩) 4F
  • 대표전화 : 02-2658-4707
  • 팩스 : 02-2659-47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수환
  • 법인명 : 주식회사 디일렉
  • 대표자 : 한주엽
  • 제호 : 디일렉
  • 등록번호 : 서울, 아05435
  • 사업자등록번호 : 327-86-01136
  • 등록일 : 2018-10-15
  • 발행일 : 2018-10-15
  • 발행인 : 한주엽
  • 편집인 : 이도윤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helec@thele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