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 9452억원 더 쓴다”

헝가리에 2차 투자, 소재사업 자회사로 분리

2019-02-27     이수환 기자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에 제2 전기차(EV)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과 폴리이미드(PI) 등 소재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분사한다.

27일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를 열고 ‘헝가리 제2 생산 법인 설립 및 설비 투자’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9452억원이며 제1 공장이 있는 코마롬에 11만5500㎡(약 3만5000평) 규모로 마련된다. 제1 공장 생산규모는 7.5기가와트시(GWh)다. 당시 투자금액은 8500억원이었다. 제2 공장 생산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투자금액으로 역산은 가능하다. 9GWh 내외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은 제2 공장을 올해 3월 착공한다. 오는 2020년 상반기 중 공장을 준공한 뒤 설비 안정화, 시운전 등을 거쳐 2022년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유럽 자동차 산업은 세계 자동차 시장을 EV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라며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유럽 자동차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 정면승부를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현재까지 발표된 배터리 생산규모는 이번을 포함해 서산 공장(4.7GWh)에 이어 헝가리 코마롬 공장(7.5GWh), 중국 창저우 공장(7.5GWh), 미국 조지아주 공장(9.8GWh) 등 38.5GWh 가량이다. 중장기 목표로 제시한 2022년 60GWh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서는 21.5GWh가 더 필요하다. 추가 투자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이사회에서 미래 사업으로 육성하는 소재사업을 100% 자회사(가칭 SK아이이소재)로 분할한다. 전문성을 넓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달 주주총회를 거쳐 분할을 확정한 이후 4월 1일을 분할 기일로 작업이 진행된다.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아이이소재 등 자회사가 6개로 늘어나게 된다.

소재사업은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인 LiBS를 비롯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구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투명 PI 등을 담당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LiBS 시장에서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업체인 아사히카세이와 치열한 증설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투명 PI는 충청북도 증평에 약 400억원을 투자해 양산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하반기 가동이 목표이며 파일럿 설비를 먼저 갖춘다는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딥체인지2.0의 핵심으로 선정해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배터리와 소재 사업은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선제적 대응이 사업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