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화웨이 원투펀치...스마트폰 OLED 시장 먹구름

공급 과잉으로 가격 하락 우려

2020-12-04     김동원 기자
이충훈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 공급과잉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19와 화웨이 제재 영향이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0년 하반기 OLED 결산 세미나'에서 "코로나19와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스마트폰 OLED 시장이 공급 과잉 위기에 몰렸다"고 말했다.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로 크게 위축됐다. 자연스레 OLED 수요도 줄었다. 지난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OLED 판매량은 1억1300만대다. 전년 동기보다 17.9% 감소했다. 4분기도 3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긍정 요소는 애플의 반등세다. 애플은 OLED 사용 비율을 늘리고 있다. 올해 50%였던 OLED 사용 비율은 내년 75%, 2022년 100%로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올해 애플 폰 생산량을 1억8000만대로 관측했는데 지금 2억2000만대까지 예상된다"며 "애플은 코로나19를 완벽히 극복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아이폰 OLED 패널 공급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중국 BOE가 아이폰 OLED 공급망 진입을 노리고 있다. 올해 하반기 청두 B7 생산라인에서 진행한 OLED 패널 승인 절차에서 탈락한 후 내년 상반기 재승인을 기약하고 있다. BOE가 양산에 성공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가격 협상력은 떨어질 수 있다.

지난 9월 미국의 고강도 반도체 제재로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은 존폐 위기에 처했다. OLED 업계엔 부정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3분기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3% 급감한 5183만대다. 4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30% 하락이 예상된다. 화웨이 빈자리는 중국 오포, 비보, 샤오미가 채우고 있다.

문제는 화웨이와의 OLED 탑재량 차이다. 화웨이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서 빠르게 노선을 갈아타며 OLED 탑재 비율을 높였다. 지난 2분기 중국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 화웨이 비중은 53.4%로 가장 높았다. 오포와 비보, 샤오미의 비중은 각각 18.6%, 14.8%, 8.3%다. 모두 더해도 41.7%다. 화웨이 점유율보다 11%포인트나 작다.

이충훈 대표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풀리고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상황이 바뀔 수 있겠지만 당장 스마트폰 OLED 시장은 성장이 둔화하고 심각할 경우 공급 과잉을 겪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