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볼트 '코발트 없는' 배터리 발표… 한국 기술 빼간건가

핵심소재 개발 한국 인력이 담당

2020-05-20     이수환 기자
S볼트

중국 배터리 업체 S볼트가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발표했다. 전기차(EV)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880Km로 늘리고 기존 배터리보다 원가를 최대 15% 낮출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개발은 한국 출신 인력이 담당했다. 현재 니켈 함량이 80%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재는 국가핵심기술로 묶여 있다. S볼트가 발표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국내 배터리 핵심 인력과 기술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볼트는 최근 진행한 배터리 콘퍼런스를 통해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내년 6월 시장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단결정 구조 양극재, 나노 코팅 기술 등이 적용됐고 에너지 밀도가 최대 590와트시리터(Wh/L)에 달한다.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계단처럼 층층이 쌓는 스태킹(Stacking) 공정도 쓰였다. 최신 배터리 기술이 망라됐다.

배터리 업계는 코발트 대신 니켈 비중을 높인 하이니켈 양극재 적용에 한창이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다. 에너지 밀도를 높여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코발트를 상대적으로 덜 쓰므로 원가절감도 가능하다. 다만 니켈이 많아질수록 화학적 활성도가 높아져 안정성 유지가 어렵다. 폭발의 위험이 커진다. 특수 코팅이 필요하다.

S볼트가 내년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내놓는다면 업계 최초다. LG화학, 삼성SDI, CATL, 파나소닉 등 주요 배터리 업체는 니켈 함량 92%에 알루미늄을 더한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NCM811(니켈·코발트·망간 비중 8:1:1)을 이제 막 적용하기 시작했다. 코발트가 아예 없는 배터리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도 않았다.

업계는 S볼트의 코발트 프리 배터리 공개에 대해 국내 핵심 인력과 기술이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S볼트는 경기도 판교에 연구·개발(R&D) 시설을 차리고 국내 배터리 업체 인력을 수십명 확보했다"며 "S볼트에도 국내 배터리 업체 근무한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볼트는 콘퍼런스 도중 국내 배터리 권위자인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도 소개했다. 선 교수는 국내 배터리 재료 분야 최고 권위자다. 그러나 선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S볼트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그 자리에서 거절했다"며 "사진, 프로필, 연구성과 등의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는데 S볼트가 무단으로 도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S볼트는 중국 완성차 업체인 장성기차에서 독립한 기업이다. 최근 공격적인 배터리 증설에 나서며 지난해 파산한 업계 3위 옵티멈나노에너지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최근 연산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에 100억위안(약 1조78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베이징, 창저우, 톈진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20억유로(약 2조6500억원)를 따로 들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