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세대 갤럭시S11, SLP 대신 인터포저 공법 적용

인터포저 공법, SLP 기판보다 저렴 협력사 SLP 라인 가동 어려울 전망

2019-10-11     이기종 기자
삼성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할 갤럭시S11(가칭) 시리즈에 적용하는 인쇄회로기판(PCB) 공법이 바뀐다. 갤럭시S11은 과거 갤럭시S9과 S10에 적용했던 SLP(Substrate Like PCB) 기판 대신 PCB 기판을 서로 연결하는 인터포저(Interposer) 공법을 사용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갤럭시S11 시리즈에 인터포저 공법 PCB를 적용한다. 인터포저 공법은 위쪽과 아래쪽 두 개의 PCB를 실리콘 브리지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올해 하반기에 나온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폴드에도 이 공법을 적용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9과 갤럭시노트9, 올해 상반기 갤럭시S10에 SLP를 사용했다. SLP는 스마트폰 기판(HDI) 일부 층에 반도체 공법인 mSAP(modified Semi Additive Process)을 적용한 기판이다. SLP는 소형인 데다 회로를 많이 새길 수 있어 5G 고주파 영역 지원 등이 가능해 쓰임새가 커질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특히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서 스마트폰 내부 면적이 좁아졌는데 SLP 기판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SLP 기판 가격이 기존 스마트폰 주기판(HDI)의 두 배 수준이어서 삼성전자 입장에서 SLP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이어졌다. 한 관계자는 "SLP 방식은 미세회로를 구현하기 위해 얇은 동박을 일부 층에 양각 방식으로 쌓아올리는 구조"라면서 "시간이 많이 걸리고 부품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인터포저 방식을 택한 것도 단가 때문으로 보인다. 인터포저 공법은 SLP보다 제품 단가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터포저 방식을 적용해도 부품 소형화와 배터리 면적 확보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인터포저를 사용해 위쪽과 아래쪽 PCB를 연결하면 PCB 높이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삼성전자가) 이를 감안해서 제품을 설계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미 SLP를 적용했던 갤럭시S9과 갤럭시S10도 미국 출시 모델에는 퀄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적용 등 문제로 SLP를 사용하지 않았다.

한편 삼성전자가 갤럭시S11에 인터포저 방식을 적용키로 하면서 SLP 라인에 수백억원씩 투자했던 협력사들은 해당 라인을 당분간 가동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기와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이수페타시스 등은 각각 수백억원씩 SLP 라인 구축에 투자했다. 이들 협력사는 내년 5G 시대가 개화하면 SLP 공급 수혜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올해 갤럭시S10에는 삼성전기와 코리아써키트가 SLP를 각각 35%씩 70%를 공급했다. 나머지 물량은 일본 이비덴, 대덕전자, 이수페타시스 등이 납품했다.

애플은 2017년형 아이폰X부터 SLP 기판과 인터포저 방식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까지 SLP 기판을 사용했고 올해 하반기 플래그십 제품부터는 SLP 없이 인터포저 방식을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