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솔브레인 부사장 “기체 불화수소 시장 진출 타진”

"운반 및 보관용기 노하우 쌓이면 공급 가능" SK머티리얼즈, 후성 등과 직접 경쟁

2019-08-07     한주엽 기자

솔브레인 고위 임원이 고순도 기체 불화수소(HF)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 7일 오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이 개최한 ‘일본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과학기술계 대응방안’ 토론회에서다.

박영수 솔브레인 부사장은 이날 토론회 공식 발언 시간에 “국내에서 생산이 안 되는 불화수소 가스는 99.999%(파이브나인) 수준의 고순도 정제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솔브레인이 이를 공급하는데 기술적 문제는 없다. 운반과 보관용기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이 쌓이면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기존 습식 식각 공정용 식각액과 함께 건식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가스 재료도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불화질소(NF3), 육불화텅스텐(WF6), 플루오로메테인(CH3F), 헥사플로로(C4F6) 같은 세정 및 건식 식각 공정용 가스 등이 응용 제품군이다. 이 시장에 진출한다면 SK머티리얼즈, 후성 등과 직접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기존에 여러 틀린 정보가 많이 나왔다”면서 “팩트는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는 내부 정리가 있어 이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부사장이 말한 ‘틀린 정보’는 최근 키움증권이 낸 보고서를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19일 “불화수소는 가스(기체)와 액체의 두 종류가 존재하는데 액체는 (솔브레인을 통해)국산화가 일정 부분 진행되고 있고, 가스는 여전히 외산 비중이 높은 상태”라면서 "솔브레인은 액체 불화수소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외산 비중이 높은 가스 불화수소와 연관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가 나온 이후 솔브레인 주가가 급락했다. 솔브레인 투자자 수십여명은 이 같은 보고서가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며 키움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키움증권 보고서 원본에서 불화수소 제품을 액체와 기체로 구분하고 액체 불화수소는 일본의 규제 대상이 아닌 것처럼 기재했다는 것이 소송을 제기한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불화수소는 끓는점(기화점)이 19.5도다. 19.5도 이하로 온도를 낮추면 액체가 되고 그 이상으로 온도를 높이면 기체가 된다. 솔브레인은 액체 불화수소에 대한 정제 기술을 가진 국내 대표 회사다. 이를 기반으로 고순도 기체 불화수소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박 부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순도 기체 불화수소 관련 고객사(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 건은 민감해서 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와 관련해 “6년 전부터 정제 공장을 운용하고 있고 이미 자체 정제한 고순도 제품을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면서 “수 년간 축적된 정체 생산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9월 제2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객사 공급물량에는 차질 없게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