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 위탁모 봉사한 전옥례씨 'LG의인상'
36년간 위탁모 봉사한 전옥례씨 'LG의인상'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0.12.27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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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부터 봉사 시작해 현재까지 활동 공로 인정

LG복지재단은 지난 36년간 홀로 남겨진 영유아 119명을 양육해 온 국내 최장기 위탁모 봉사자 전옥례(74)씨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7일 밝혔다. 위탁모 봉사란 부모나 가족이 키우지 못하는 36개월 미만의 영유아들을 입양 전까지 일반 가정에서 양육하고 보호하는 활동을 말한다. 전씨는 국내 350여명의 위탁모 중 최고령이자 35년 넘게 계속 활동한 유일한 봉사자다. 

통상적으로 장기간 위탁모 봉사를 할 경우 보통 수 개월 이상 쉬었다가 다시 아이를 맡는 경우가 많다. 전씨는 쉼없이 36년 간 아이들을 계속 양육했다. 올해 코로나로 인해 해외에 있던 아들이 귀국해 자가격리한 1개월을 빼고는 계속 아이들을 양육했다.

전씨는 지난 1984년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동으로 이사해 인근 '동방사회복지회'의 위탁모 활동을 우연히 알게돼 봉사를 시작했다. 당시 초등학생 두 아들을 키우던 전씨에게 부모 없이 남겨진 또 다른 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전씨는 "아이를 떠나 보낼 때마다 마음이 아파 울다 보니 이젠 평생 흘릴 눈물이 모두 말라버린 것 같다"며 "아이들이 좋은 가정으로 갈 수 있도록 데리고 있는 동안만이라도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나의 몫이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씨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과 장애가 있는 아이도 자발적으로 맡아 양육해 왔다. 지난 2008년 돌봤던 유진(가명)이는 미숙아라 심부전, 기흉을 앓고 있었다. 전씨의 정성으로 몸이 많이 회복된 상황에서 약사인 양부모를 만나 심장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8년 생후 6개월 이던 영한(가명)이는 선천적으로 왼쪽 다리가 불편해 깁스를 하고 있었는데 전씨가 수술을 시키고 정성을 다해 돌봤다. 이듬해 입양을 보낼 땐 건강하게 걸을 수 있었다.

전씨가 생후 1개월때부터 두 돌이 넘을 때까지 오랜 기간 키웠던 아이가 발달 지연과 자폐로 결국 입양되지 못하고 보육 시설로 가게 된 경우도 있었다. 그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후원금을 보내기도 했다.

전씨가 36년간 위탁모 봉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데에는 가족들의 도움이 컸다. 남편 유성기(73)씨는 항상 목욕과 식사준비 등을 도와주며 이미 육아 전문가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어릴 때부터 위탁 유아들의 헝겊 기저귀 빨래를 정리하고 아이들과 놀아주던 두 아들은 불혹이 넘은 지금도 시간 이 날 때마다 전씨의 일손을 도와주고 있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헌신적인 사랑으로 아프거나 홀로 남겨진 어린 아이들을 양육해온 전옥례 씨의 숭고한 정신을 우리 사회가 함께 생각하고 확산하기를 바라며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LG 의인상은 지난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모두 13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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