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성능을 높이면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배터리 소재‧장비 스타트업 베터리얼(Betterial)이 탄소나노튜트(CNT), 그래픽과 같은 나노 소재를 활용해 배터리 도전재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도전재는 양극과 음극 활물질(양극재, 음극재)과 집전체(동박, 알루미늄박) 사이에 쓰는 재료다. 활물질과 집전체의 전기전도성을 높인다. 그동안 카본블랙을 주로 사용했는데, 전기전도성이 만족스럽지 못해 활물질이 손실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카본블랙 대신 CNT와 같이 전기전도성이 우수한 재료를 쓸 수 있다. 다만 CNT는 서로 뭉치려는 특성이 있어 고루 펼쳐서 쓰기가 어렵다. 분산액을 따로 써야 한다. 분산액은 생산이 쉽지 않다. CNT에 뿌려주는 장비 개발도 필수적이다. 배터리에 CNT를 쓰려면 분산액 생산, 분삭액을 뿌려주는 장비가 모두 필요하다.

베터리얼은 CNT 분산액 장비, 해당 장비로 생산한 CNT 개발에 성공했다. 이 회사 유광현 대표는 LG화학 중앙연구소 책임 연구원 출신이다. 배터리용 CNT 전문가다. 유 대표는 "인공지능(AI) 기술로 CNT 응집 형태와 분산액 분사 방식을 장비로 구현했다"며 "CNT 분산액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소재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직접 개발해서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T는 카본블랙보다 가격이 비싸다. 대신 성능이 우수해 1킬로와트시(kWh)당 필요한 재료의 양이 카본블랙보다 적다. 베터리얼에 따르면 1kWh 용량 배터리에 필요한 재료 가격은 카본블랙이 1Kg당 7000원, CNT는 3000원 수준이다. 도전재는 양극뿐 아니라 음극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음극 활물질인 흑연에 사용하면 실리콘을 더 많이 쓸 수 있다. 실리콘은 에너지를 담으면 팽창하는데 CNT가 이런 단점을 보완해준다.

유 대표는 "최근 LG화학이 여수 CNT 공장 생산량을 확대한 것도 배터리 도전재 활용 가치가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라며 "분산액을 통해 CNT 구조를 풀어주고 관련 장비와 소재에 대한 특허도 획득했다"고 말했다. 현재 베터리얼이 확보한 특허는 장비 관련 등록 1건, 출원 2건이다.

2018년 9월 설립된 베터리얼은 이전에는 텍스퍼라는 이름의 개인 회사였다. 올해 10월 법인으로 전환했다. 그동안 국방과학연구소와 협업해 국방용 수중 센서 개발, 사물인터넷(IoT)‧AI 기반 카본나노 전극 소재 제조 장비 개발 등의 성과를 올렸다. 배터리용 CNT 도전재 소재‧장비 매출은 내년 말부터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시드 투자 유치 중이다.

이수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