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0mm 반도체 웨이퍼 생산라인의 ‘반자동화’ 보완 시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300mm 웨이퍼 생산라인은 완전 자동화가 이뤄져 있다. 웨이퍼가 담긴 통(풉, FOUP)을 공정 순서에 맞춰 장비 챔버로 자동 운반하는 OHT(OverHead Transport) 설비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200mm 생산라인은 사람이 직접 풉이 실린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풉 뚜껑을 열어 장비 챔버 앞단까지 갖다 놓아야 한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모든 200mm 반도체 생산시설이 이렇게 돌아간다.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는 이 같은 작업 환경을 개선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올 초부터 반자동화 설비를 연구했다. 최근 설비 개발이 완료돼 일부 적용했고, 내부 품평회 결과 호평을 받았다. 사람 접근이 쉬운 챔버 앞 단 특정 공간에 풉을 올려놓기만 하면 자동으로 뚜껑을 열고 챔버로 이송하는 것이 이 반자동화 설비의 기본 작동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직접 손수레로 옮기는 것은 동일하지만, 뚜껑을 열고 챔버 앞쪽까지 깊숙하게 팔을 뻗어서 풉을 옮겨놓는 과정이 생략된다"면서 "반자동화만 이뤄져도 생산성이 급격하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반자동화 시설투자가 실행된다면 200mm 반도체 생산시설로는 최초 사례가 되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설비를 200mm 라인 내에 들어와 있는 모든 장비에 부착하려면 500억원~1000억원 사이의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것이 걸림돌이다. 회사 내부에선 노후 생산라인에 이처럼 큰 자금을 들여 보완 투자를 하는 것이 맞느냐는 반대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전장부품 수요가 늘면서 200mm 공장 파운드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0mm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하다. 삼성이 반자동화 시설 투자를 고민하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가동하고 있는 200mm 생산라인은 기흥 사업장 내 5, 6, 7, 8라인이다. 200mm 생산라인에선 임베디드 플래시 메모리(eFlash),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 CMOS 이미지센서(CIS), 지문인식 센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을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 파운드리 생산 물량이다. CIS 생산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