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미래 성장동력 방향성이 인공지능(AI)으로 정해졌다. 지난해 연말 SK하이닉스 대표이사직에서 용퇴한 박성욱 부회장은 회사 미래기술&성장 담당으로 AI에 관한 연구개발(R&D) 방향성 제시를 위해 조직을 꾸린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송현종 SK하이닉스 부사장이 박 부회장 지시를 받아 AI 관련 성장 동력을 찾는다. 송 부사장은 SK텔레콤 출신으로 2012년부터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해왔다.
박 부회장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19에 참석해 AI와 관련한 기술, 시장 동향을 주의 깊게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박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용퇴하더라도 회사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구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메모리 전문 회사인 SK하이닉스도 AI는 핵심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AI는 ‘컴퓨터를 학습시킨다’는 개념으로 구현된다. 컴퓨터가 강아지와 고양이 사진을 구분할 수 있는 건 수많은 사진 데이터를 입력하고 “이건 고양이”, “저건 강아지”라고 학습을 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AI 시대가 열리면 시스템반도체 업계가 수혜를 입지만 메모리 분야에도 상당한 기회가 있다. 관련 업계에선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를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시스템에 빠르게 저장하고, 학습을 위해 데이터를 꺼낼 쓸 때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는 메모리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개별 디바이스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온 디바이스 AI’ 분야에서도 메모리 병목 현상은 빠르게 개선돼야 할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쓸 수 있어야 AI 학습이 쉬워지는 만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성욱 부회장은 SK그룹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ICT위원장도 맡고 있다. SK하이닉스의 AI 성장 방향성이 정해지면 그룹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