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의 투자를 가속화한다. 지난달 시스템반도체용 평택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 계획을 발표한지 11일만이다. 올 초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2년부터 낸드플래시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날 현재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출액 45억달러(5조5265억원), 시장점유율 33.3%을 기록 하고 있다. 19.0%로 2위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보다 매출액이 20억달러 가까이 많다. 지난해 7월에는 업계 최초로 6세대(1xx단) V낸드 제품을 양산했다. 반도체 셀을 100단까지 쌓아 집적도를 높인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에는 평택·화성, 해외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에 균형있는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하고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반도체 1위에 올라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해 메모리에 대한 투자가 소홀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메모리 1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 6일 이 부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도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낸드플래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서비스 활성화로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인텔은 연내 144단 낸드가 들어간 SSD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이크론은 2분기에 128단 3D 낸드 양산에 들어간다. 중국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도 128단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며 올해 안에 양산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메모리반도체 초격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최고의 제품으로 고객 수요에 차질없이 대응함으로써 국가 경제와 글로벌 IT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