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해 자국 반도체 기업에 현금 살포
중국, 지난해 자국 반도체 기업에 현금 살포
  • 이혜진 기자
  • 승인 2020.05.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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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당 평균 164억원 지원

중국 정부가 지난해 자국 반도체 기업에 현금을 살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된 상위 톱 기업에만 평균 9482만위안(약 164억원)의 보조금을 줬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경쟁국은 이 같은 중국 정부 보조금이 불법이라면서 세계무역기구(WTO) 보조금협정 개정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견제에 나서고 있다.

중국 반도체 매체 반도체산업관찰은 최근 자국 반도체 상장사의 정부 지원금 규모를 분석해 보도했다. 조사 결과 20개 기업이 지난해 받은 보조금은 총 18억9642만위안(약 3280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업당 받은 평균 금액은 9482만위안(약 164억원)이다. 현재 이 보도는 삭제된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1월 발간한 '반도체 시장 무역 왜곡 보고서'에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이 자국 반도체 기업에 지원한 금액은 중국 1위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인 SMIC 총 매출의 3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은 장전과기(JCET)다. 금액은 2억9606만위안(약 513억원)이다. JCET는 매출 기준 세계 3위 외주반도체패키지테스트(OSAT) 전문 회사다. OECD는 2015년 중국 정부가 해당 기업이 싱가포르의 반도체 생산 업체인 스태츠칩팩(STATSChipPAC)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2014년 만든 국가집적회로(IC) 산업투자기금이 기반이 됐다.

지난해 OECD가 발표한 외주 반도체 패키지 업체 순위.
지난해 11월 OECD가 발표한 외주 반도체 패키지 업체 순위. 중국 기업인 장전과기(JCET)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을 대표하는 또 다른 반도체 패키지 회사인 퉁푸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通富微电)는 1억6081만위안(약 278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칩 디자인 회사인 항저우 실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士兰微)는 같은 기간 1억4970만 위안(약 259억원)을 받았다. 양사의 순이익 대비 보조금 비율은 각각 840%, 1030%다. 순이익 대비 최대 10배 이상을 보조금으로 받은 것이다.

OECD는 "(중국이 자국 반도체 기업에 정부 보조금을) 상업적 고려 없이 지원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8년 미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관세 부과 품목으로 반도체를 꼽은 바 있다.

중국의 돈 살포는 부작용도 많다. 지난 2015년 난징시에 설립된 타코마(Tacoma)는 30억달러(약 3조6780억 원) 투자금을 조달했으나, 지난해 11월 채무 불이행, 임금 체불 등으로 인민법원에 제소됐다. 이듬해 생긴 더화이(德淮) 반도체는 총 450억위안(약 7조7436억원)을 투자 유치하려 했으나 자금 관리 부실·남용,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공사비 등을 이유로 관할 관할 지방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전면 중단했다. 이미 46억위안(약 7916억원)을 받은 후였다. 2010년 허베이성에 닻을 올린 창사촹신(长沙创芯)은 2016년 지방 정부의 중대 프로젝트에 포함되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경영난 때문에 같은 해 11월 차이나 크리에이티브 글로벌(China Creative Global)에 피인수됐다. 

해외 경쟁국 견제와 갖가지 부작용에도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올린다는 목표를 계속해서 추진해나갈 모양새다. 중국은 반도체 펀드를 통해 우회적으로 자국 기업을 지원 중이다. 지난 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미국과의 반도체 기술 격차 해소를 위해 2014년에 이어 2기 펀드를 설립했다. 규모는 2042억위안(35조원)이다. 이는 5년 전보다 1.5배 늘어난 수치다. 최근엔는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상하이반도체산업투자펀드가 중국 1위 반도체 생산 업체인 SMIC에 22억5000만달러(약 2조7578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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