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협력사 ODM '설왕설래'
삼성 스마트폰 협력사 ODM '설왕설래'
  • 이기종 기자
  • 승인 2019.10.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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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빼면 모두 ODM 가능" vs "삼성은 품질 중시"
일부 협력사, 윙텍 등 중국 ODM 업체에 부품 공급 타진
윙텍이 ODM 생산한 저가 갤럭시A6s.
윙텍이 ODM 생산한 저가 갤럭시A6s

삼성전자 스마트폰 협력사 사이에서 내년 생산자개발생산(ODM) 확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협력사들은 삼성 ODM 확대 계획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다만 ODM 확대폭과 영향에 대해선 시각차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ODM은 제조업체가 제품 설계부터 부품 수급까지 맡고 라벨만 주문자 상표를 부착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ODM이 늘어나면 협력사의 부품 공급 물량이 줄어들고 단가도 떨어질 수 있다. 이미 중국 윙텍(Wingtech, 闻泰科技)은 삼성 스마트폰을 ODM 생산하고 있다.

협력사 상당수는 대외적으로 ODM이 확대돼도 자신들이 입을 영향은 없거나 미미할 것이라는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ODM이 늘어나면 저사양 부품 비중이 큰 업체부터 손실이 반영될 것이란 시장 추정 때문이다. 하지만 서니옵티컬 등 이미 삼성 스마트폰 내 중국 부품 업체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 ODM까지 확대되는데 영향을 받지 않는 협력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고사양 부품 비중이 큰 협력사도 저사양 부품을 공급한다"며 "장기적으로 ODM 확대 영향에서 자유로운 협력사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내년 삼성의 ODM 물량은 하반기로 갈수록 순차 늘어날 것"이라면서 "저사양 부품 비중이 큰 협력사는 내년 상반기부터, 나머지 협력사는 하반기부터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윙텍과 발빠르게 접촉 중인 업체도 있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 ODM 확대 계획 소식을 접한 뒤 윙텍과 적극 접촉하고 있다"면서 "윙텍에 부품을 납품하면 단가가 떨어지겠지만 감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협력사도 윙텍 관계자와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삼성이 ODM을 늘리기 때문에 협력사 입장에서는 당연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중국 법인 등이 없는 협력사는 이런 시도도 쉽지 않다. 중국 사업장이 없는 한 협력사 관계자는 "회사에 중국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며 "중국 ODM 업체와 접촉하긴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향후 삼성전자의 ODM 물량 확대는 시간 문제"라면서 "중국 사업장이 없는 협력사는 앞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ODM 확대폭에 대해선 협력사들도 전망이 엇갈린다. 삼성전자가 수익성과 품질 가운데 무엇을 중시할지에 대한 시각차 때문이다.

삼성이 수익성을 최우선순위로 놓으면 ODM은 큰 폭으로 확대가 가능하다.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등 플래그십 제품을 빼고 나머지 물량은 모두 ODM으로 돌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삼성 입장에서 기술 혁신력과 부품 생태계 유지에 필요한 스마트폰 자체 생산량은 1억대"라고 부연했다.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의 연간 판매량은 각각 4500만대, 1000만대 수준이다. 

품질이 ODM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꾸준히 나온다. 삼성전자 협력사협의회(협성회) 소속 주요 기업 한 대표는 "삼성전자가 비용 절감 고민이 많을 것"이라면도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처럼 품질 우려 때문에 ODM을 급격히 늘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삼성은 품질에 엄격한 집단"이라며 "삼성이 품질과 타협하면서 ODM을 급격히 늘리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최종 결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최근 삼성이 ODM 물량 계획을 보수적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ODM 물량은 기존 6~7%에서 10% 수준(3000만대)으로 늘릴 예정이다. 삼성이 향후 ODM 물량을 늘리려면 현재 판매 중인 ODM 모델이 일정 수준 이상 판매돼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내년 ODM 스마트폰 물량을 7000만대에서 최대 1억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ODM 확대는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사장)이 추진하고 있다. 노태문 사장은 ODM 방식으로 생산원가를 낮춰야 중국과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샤오미와 경쟁할 수 있다고 본다. 삼성 내부에는 부품 생태계 유지와 협력사 상생을 이유로 ODM을 점진적으로 늘려가자는 다른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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