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년 ODM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안 쓴다
삼성, 내년 ODM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안 쓴다
  • 이기종 기자
  • 승인 2019.09.09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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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미디어텍 저가 AP 적용 움직임
윙텍이 ODM 생산한 저가 갤럭시A6s.
윙텍이 ODM 생산한 저가 갤럭시A6s

내년 출시될 삼성전자 초저가 스마트폰에 시스템LSI사업부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배제됐다. 생산자개발생산(ODM) 제품에는 퀄컴이나 미디어텍 AP가 탑재될 전망이다. 국내 부품 협력사 물량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최근 내년 저가 ODM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AP를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ODM은 제조업체가 개발·설계·부품 조달을 직접 맡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ODM 업체를 통해 내년 ODM 방식 스마트폰을 7000만대에서 최대 1억대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ODM 대상 제품은 갤럭시J 시리즈 등 가격이 100~200달러 수준인 저가폰이다.

당초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ODM 물량을 확대해도, AP와 메모리 등 핵심부품은 직접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 브랜드 제품은 삼성전자가 개발·생산하는 AP로, 그 동안 저가 갤럭시 스마트폰에도 적용돼 왔다. 중국 ODM 스마트폰은 퀄컴과 미디어텍 저가 AP를 탑재할 가능성이 크다. 퀄컴은 2013년부터 중국에서 저가폰에 사용할 수 있는 AP를 공급하고 있다. 퀄컴의 퀄컴 레퍼런스 디자인(QRD)은 제조업체가 스마트폰을 쉽고 빠르게 출시할 수 있도록 돕는 제조 지원 프로그램이다. QRD에는 인쇄회로기판(PCB) 레이아웃 및 부품 목록과 추천 업체, 안드로이드 플랫폼·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등 스마트폰 개발 도구가 포함돼 있다. 미디어텍 역시 이러한 솔루션 기반의 제품을 공급한다. 별도 설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ODM 스마트폰 비중을 늘리면 국내 협력사에 미칠 악영향도 커질 전망이다. 자체 AP 비중도 줄이는 마당에 다른 부품 협력사 물량을 보장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내년 ODM 물량이 실제 1억대로 늘어나면 국내 부품업계는 생태계 와해도 우려해야 할 판이다. 1억대는 삼성전자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 3억대에서 3분의 1에 해당한다. 중국에 생산시설이 없는 국내 업체는 현지 업체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삼성전자 계획이 현실화하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신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제품 생산이 늘어나는 등 ODM 확대 영향에서 자유로운 업체는 거의 없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협력사 한 관계자는 "중국 ODM 물량이 늘면 고사양 부품 비중이 많은 업체도 삼성전자향 매출이 10% 이상 줄어들 것"이라면서 "ODM 확대 영향이 없는 협력사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가격 경쟁력 때문에 ODM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삼성전자 2분기 점유율은 1%에 그쳤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주요 업체에서 점유율을 빼앗아 오려면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 ODM 스마트폰은 중국과 인도 등 성장 시장을 노린다. 인도 시장의 삼성전자 점유율도 2위다.

삼성전자는 이미 내년 출시 모델 프로젝트를 중국 윙텍(Wingtech, 闻泰科技) 등에 맡겼다. 화친(Huaqin, 華勤)도 주요 거래선이다. 삼성전자가 ODM 물량을 늘리려면 현재 판매 중인 ODM 모델이 일정 수준 이상 판매돼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앞선 관계자는 "중국 ODM 제품이 품질 기준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서 ODM 물량이 1억대까지 늘어날 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ODM 확대로 삼성으로부터 단가 인하 압력과 물량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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