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 생산량은 22%↓
미중 무역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가 TV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TV 수출량이 1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AVC Revo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TV 수출량이 6060만대를 넘어섰다. 작년 동기 대비 16.7% 늘어난 수준이다. 중동·아프리카지역 수출량은 처음으로 1000만대를 넘겼다.
특히 북미지역 수출량이 늘어난 것에 업계는 주목했다. 북미로 수출되는 중국 TV 수량이 작년 동기 대비 25.9% 성장해 1640만대를 기록했다. 미중 마찰로 인한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러 TV 브랜드 업체가 추가관세 영향을 줄이기 위해 출하시기를 앞당기거나 전략적 차원에서 재고를 미리 선적했기 때문이라고 AVC Revo는 분석했다.
비지오(Vizio) 등 일부 북미 현지 브랜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생산량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올 상반기 비지오가 중국에서 수입한 TV는 260만대다.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했다.
상반기 TV 수출량 1위는 TCL이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1100만대를 기록했다. 자체 브랜드와 OEM 생산을 통해 전 세계로 진출하고 있다. 2위는 480만대를 기록한 하이센스가 차지했다. TPV(470만대)와 스카이워스(330만대)가 각각 3, 4위로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중국 TV 수출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연말이면 1억28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외주 생산에선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중국 주요 TV 업체 OEM 출하량은 870만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수치다. 세계 TV 브랜드 업체가 외주 생산량을 대폭 줄인 것이 주요 원인이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TV 외주 생산량은 작년 동기대비 8.3% 하락한 4010만대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외주 생산량을 줄인 영향도 컸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TV 시장점유율 1, 2위였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외주 생산을 각각 35%, 40% 줄였다. 이에 대해 AVC Revo는 삼성과 LG가 TV 생산능력을 자체 공장으로 돌렸다고 분석했다.
삼성과 LG의 OEM 감소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은 곳은 BOE VT다. BOE VT의 올해 상반기 출하량은 작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310만대로 나타났다. BOE VT는 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외주 생산 물량을 받아온 업체다.
TV 외주 생산량 감소 추세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글로벌 TV 외주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8.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영향으로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