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반도체, 메모리반도체 및 부품 전반에 영향
PC향 DDR5 보급 차질...서버향 공급되는 하반기에 수혜 기대
전 세계 PC 시장이 비대면 일상의 약화, 정세 불안에 따른 수요 감소로 출하량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 이에 PC향 시스템반도체,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 및 관련 부품 업체들도 가격, 출하량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올 상반기 PC 수요에 대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업계에도 전반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됐던 데스크탑, 노트북 등 소비자용 PC 시장은 올 상반기부터 감소세로 전환됐다.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 비대면 생활이 약화되는 추세에서 중국의 코로나19 재유행, 계절적 비수기 등이 맞물린 데 따른 영향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 PC OEM(위탁생산업체)의 보수적인 시장 접근 등도 함께 맞물렸다.
이에 미국 CNBC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자료를 인용해 "크롬북 출하량의 급격한 감소와 함께 2022년 1분기 PC 출하량이 전년동기 대비 7.3% 감소한 7750만대를 기록했다"며 "PC 시장의 팬데믹 붐은 끝났다"고 밝혔다.
트루이스트 증권의 분석가 윌리엄 스타인 또한 이달 초 보고서에서 PC 등 가전제품 수요 감소에 따른 반도체 침체기 진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타인은 "PC, 가전제품, 통신 OEM업체와 일부 공급업체에서 수요 신호가 빠르게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며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으나,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의 조합이 전통적인 침체 사이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AMD, 인텔,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PC용 시스템반도체 업체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PC향 D램 가격도 1분기와 2분기 연속 하락세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향 D램의 평균가격은 DDR4 제품이 전분기 대비 5~10%, DDR5 제품이 3~8%가량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에는 DDR4와 DDR5 가격 모두 3~8% 하락할 전망이다. PC 및 가전제품에 범용적으로 쓰이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도 약세가 예상된다.
올해부터 PC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DDR5도 반도체 시장을 활성화하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DDR5는 DDR4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가 2배 빠른 차세대 D램 규격이다. 다만 가격이 DDR4 대비 30~40% 가량 비싸고, DDR5 모듈 등 관련 부품 공급난이 지속돼고 있어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공급량을 크게 증가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메모리반도체 관련 부품업체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DDR5 보급에 따른 반도체 업계의 수혜를 예상하고 있으나, PC향 보다는 서버향 제품이 출시되는 올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가격 등으로 PC 시장에서 DDR5 도입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어 이 부분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