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EV) 배터리 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시장기대치를 만족시키는 실적을 달성했다. 수주 요청의 증가로 공장 증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일 이용우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지원실장은 실적발표 직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의 (배터리) 수주 요청이 과거 대비 5~10배 정도씩 크게 나타나고 있다”라며 “수주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인 공장 증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의 EV 배터리 생산량 목표는 20기가와트시(GWh)다. 올해는 4.7GWh가 예상된다. 애초 목표는 이렇지만, ‘수주 후 증설’이 전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 2020년 배터리 사업 흑자를 전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실장도 “배터리 사업의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은 2020년 이후이며 다른 측면에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유럽에서 폭스바겐과의 배터리 공장 합작 건설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초 헝가리 공장 착공에 들어갔고 수주가 늘어나면서 증설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므로, 추가 수주 물량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비우호적인 시황 속에서도 화학·윤활유 및 석유개발사업 등 비정유부문이 분전하면서 매출액 14조9587억원, 영업이익 83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6%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12.7% 역성장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 11.3% 증가, 영업이익 1.9% 하락이다. 비정유부문이 3분기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p 늘어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과거 석유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비정유 사업의 차별적 경쟁력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며 “3년 연속 3조원대 영업이익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