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기판 수요 잡아라"…대규모 투자 나서는 국내 기업들
"고부가 기판 수요 잡아라"…대규모 투자 나서는 국내 기업들
  • 이기종 기자
  • 승인 2021.10.12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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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LG이노텍, 각 1조원 내외 FC-BGA 투자 유력
대덕, 4000억원 투자....코리아써키트도 추가물량 확보
'이미 수조원 투자' 일본·대만·오스트리아 업체 추격
삼성전기는 지난 6~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KPCA(한국PCB&반도체패키징산업협회)쇼에서 서버용 제품인 라지바디(Large Body)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공개했다. 이 제품의 폭은 담뱃갑과 비슷하고, 높이는 담뱃갑의 3분의 2 수준이다(아래 사진). 

국내 반도체 기판 업계가 FC-BGA 투자에 본격 나선다. 일본과 대만의 반도체 기판 업체보다 투자 시기가 늦고 규모도 작지만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을 전망이다. 반도체 기판 공급부족이 장기화할 것이란 예상 때문에 국내 업체도 고부가 FC-BGA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기판 업계가 서버와 PC 등에 사용하는 고부가 기판인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본격 투자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기가 1조원 이상 FC-BGA 투자에 나서는 것이 기정사실화됐고, LG이노텍도 1조원 내외를 FC-BGA에 투자하는 것이 유력하다. 대덕전자는 최근 누적 4000억원 투자를 결정했고, 코리아써키트도 고객사로부터 장기계약 물량을 추가 확보해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국내 FC-BGA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기는 FC-BGA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에는 삼성전기와 해외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라인 설립도 포함된다. 삼성전기는 그간 FC-BGA 사업 주력 고객사인 미국 인텔에는 PC용 FC-BGA 위주로 납품해왔다. 인텔의 서버용 FC-BGA는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가 장악하고 있다. 서버용 FC-BGA가 PC용보다 고부가 제품이다.

지난 6~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KPCA(한국PCB&반도체패키징산업협회)쇼에서 삼성전기는 서버용 라지바디(Large Body) FC-BGA를 공개했다. 이 제품의 폭은 일반 담뱃갑과 같고, 높이는 담뱃갑의 3분의 2 수준이다. 가로세로 3~4cm 내외인 PC용 FC-BGA보다 크다.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LG이노텍 본사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LG이노텍 본사

LG이노텍도 1조원 내외 FC-BGA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현재 FC 방식 기판 중에선 스마트폰 AP에 주로 사용하는 FC-칩스케일패키지(CSP)만 생산 중이다. FC-BGA는 신규 사업이다. LG이노텍은 회사 매출 60~70%를 차지하는 애플 제품(아이폰 포함)용 카메라 모듈 외에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LG이노텍은 상반기에 FC-BGA 투자를 결정하고, 투자 규모를 4000억~5000억원 이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LG그룹과 논의 과정에서 투자액이 1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KPCA쇼 심포지엄에서 남상혁 LG이노텍 연구위원은 "저희(LG이노텍)도 FC-BGA를 시작했다"며 FC-BGA 투자가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LG이노텍은 또 FC-BGA용 약품 등을 협력사에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덕전자는 FC-BGA에 지난해부터 누적 4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 8월 경기도 안산 FC-BGA 신공장에선 첫 제품을 양산해 고객사에 공급했다. 대덕전자는 이곳에 서버와 데이터 센터,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칩 등 비메모리 반도체용 FC-BGA 생산능력을 구축했다.

코리아써키트도 지난해와 지난달 연 1620억원 규모 FC-BGA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고객사는 미국 브로드컴으로 추정된다. 이번 계약 체결 후 코리아써키트의 자금 조달 방안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연 1620억원 규모 FC-BGA를 납품하려면 연 2000억원 수준 생산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대덕전자의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대덕전자의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이처럼 국내 반도체 기판 업계가 FC-BGA 투자에 본격 나서면서 일본과 대만 선도업체와 기술·생산능력 격차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오스트리아 AT&S 등은 인텔 등과 물량 보장(개런티) 등을 통해 업체별로 수조원씩 FC-BGA에 투자하고 있다.

이비덴과 신코덴키는 인텔의 서버용 FC-BGA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추가 투자하는 것이다. 업계에선 삼성전기 등의 투자 결정이 늦어지면서 국내 기업과 해외 선도업체 사이 기술·생산능력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FC-BGA 공급부족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국내 업체도 더 늦기 전에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업계에선 풀이한다.

FC-BGA는 면적이 커지고 층수가 높아지면 면적으로 따지는 FC-BGA 생산능력이 줄어든다. 층수가 높아지면 기술 난도가 올라가 생산수율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이비덴 등도 FC-BGA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텔과 AMD, 엔비디아 등도 반도체 기판 협력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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