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의 삼고초려…"칩 좀 달라"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의 삼고초려…"칩 좀 달라"
  • 이기종 기자
  • 승인 2021.09.27 15:1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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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월 미국 부품업체 잇따라 방문해 공급확대 요청
성과 없자 동행한 임원 현지에 남겨 해결 지시
"반도체 부족·스마트폰 시장 내 삼성 입지 약화 탓" 해석
칩 부족에 내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3억대 어려울 전망
지난 15일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1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갤럭시S21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1월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1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갤럭시S21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스마트폰 AP 등 반도체 공급부족 문제를 해결하려 미국 출장길에 올랐으나 빈손으로 귀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칩 업체들에 공급확대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자동차에 이어 스마트폰업계에서도 '칩 쇼티지'(공급부족)가 심각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인 동시에, 스마트폰 시장 내 삼성전자의 '바잉파워'가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성과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며, 일부 물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AP 등 스마트폰 칩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미국의 주요 부품업체를 찾았다. 노태문 사장이 미국 출장을 간 시기는 AP 등 칩 부족으로 스마트폰 생산차질이 우려되던 때였다.

그러나 방문 성과는 없었다. 3월에 이어 7월 출장에서도 노태문 사장은 '빈손'으로 귀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 7월에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AP칩 기업인 A사를 찾아 '칩 공급물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으나, A사는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A사 측은 '우리도 공급을 늘리고 싶지만, 삼성에 대해서만 칩 공급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A사 등이 공급물량 확대를 거절하자, 노태문 사장은 출장길에 동행했던 구매담당 K상무를 미국 현지에 남겨 "문제를 해결한 후 귀국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 현지에 남은 K상무는 3개월가량 체류하다가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태문 사장이 미국 칩 업체를 직접 방문했는데도, 공급을 약속받지 못한 것은 그만큼 '칩 쇼티지'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보여준다. 스마트폰 칩 부족사태는 올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이어졌고, 4분기에도 완제품 생산차질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반면, '칩 쇼티지'도 원인이지만 노 사장의 '빈손 귀국'은 스마트폰 시장 내 삼성전자의 입지가 그만큼 약화됐다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은 여러 산업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지만, 구매력이 큰 고객사라면 칩 업체도 물량을 우선 할당한다. 삼성전자는 'VVIP 고객사'라 할 수 있다. 그런 삼성전자의 휴대폰사업 총괄 사장의 요청이 거절당한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중국 생산자개발생산(ODM) 업체를 통한 스마트폰 생산 확대 전략이 삼성전자 구매력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ODM은 생산업체(중국업체)가 직접 제품을 설계하고 부품을 조달하기 때문에 주문자(삼성전자)의 입김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문자 설계를 반영하는 주문자생산방식(OEM)과 다르다.

삼성 스마트폰에서 ODM 비중은 10~20%로 알려졌다. 중국 ODM 업체인 윙텍(Wingtech, 闻泰科技)은 지난 2018년 갤럭시A6s, 화친(Huaqin, 华勤)은 지난 2019년 갤럭시A01을 시작으로 매년 삼성전자 제품을 ODM 생산하고 있다. 올해 삼성 스마트폰 중에선 윙텍이 갤럭시M02, 화친이 갤럭시A02 등을 맡았다. 삼성전자가 ODM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한 게 노태문 사장 취임 이후부터다.

칩 쇼티지에 구매력 약화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 기업임에도,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이 와해된 중국 화웨이 후퇴에 따른 반사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플래그십 제품 시장을 애플이 장악하는 사이,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000만대 출하가 힘겨운 상황이다. 갤럭시S 시리즈는 3000만대 중반은 출하해야 하는 모델이다.

더욱이 올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신제품(Z폴드3·Z플립3)은 초기 시장 반응이 좋지만, 커버윈도인 울트라신글래스(UTG) 생산능력 제한으로 출하량은 자체 목표 상단인 700만대를 소폭 웃도는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갤럭시노트 시리즈 연간 출하량 1000만대에 크게 못 미친다.

올해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6000만~2억7000만대로 예상된다. 연초 기대치는 2억9000만~3억대였지만 칩 부족과 베트남 공장 가동 차질 등으로 출하량 전망치가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칩 추가 확보가 어려워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도 3억대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노태문 사장이 미국 출장을 통해 칩 업체 등 현지 주요 고객사를 만났으며,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고 일부 칩 공급물량을 확보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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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동 2021-10-01 14:24:04
지금 사장보면 먼가 크게 모자란것 같다. 맨날 싸게만 휴대폰 만들려고 한다. 지금 사장체제로 가면 삼성 휴대폰 쪽은 힘들어 보인다.

공간에서 2021-09-27 23:35:42
결국 대표가 무능한걸로 기사가 정리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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