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하만과 오디오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다. 전장 부품, 음향기기 시장에서 영향력을 보유한 하만과 협업하고 수직계열화를 이뤄 오디오 반도체를 신규 매출원으로 창출하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하만의 한국 법인은 최근 국내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꾸렸다. 이들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 협업해 다양한 오디오 칩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오디오용 하이파이(HiFi) 디지털신호처리(DSP) 설계자산(IP) 업체의 주요 설계 IP 구매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기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오디오 칩 설계 일감을 하만이 하청 형태로 받아서 돕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오디오 반도체와 관련한 디자인하우스 역할을 하만이 하는 형태다. 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설계 업체로부터 설계코드를 받고 파운드리 공정 기술에 맞춰 생산에 활용될 마스크 제작과 테스트 등을 맡는 업종을 뜻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디오 반도체 기술 자산 일체는 삼성전자가 보유하게 되지만 추후 사업이 커질 경우 하만 자체적으로 다양한 오디오 관련 칩 설계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하만의 협업으로 오디오 반도체가 만들어지면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나 가전, 하만의 오디오 기기에 탑재되며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만이 강점을 갖고 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삼성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나 메모리 외 오디오 반도체가 접목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동차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현재 삼성의 비(非) 메모리 주력품목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통신 모뎀칩 솔루션,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IC(DDI), CMOS이미지센서(CIS),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이다. 오디오 반도체가 추가되면 주력 제품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는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11월 차량 전장사업을 본격화하고 오디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