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에 EUV 펠리클 사실상 '전면 도입'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에 EUV 펠리클 사실상 '전면 도입' 
  • 이나리 기자
  • 승인 2021.08.09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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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확대 적용 특별지시
2023년부터 ASML 펠리클 사용범위 대폭 확대
EUV 관련 협력사, 수주 물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
사진 : ASML  EUV  장비

삼성전자가 오는 2023년부터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에 도입하기로 한 펠리클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당초 CPU와 GPU 등 큰 칩 제조에만 쓰려던 계획을 바꿔, 사실상 모든 칩 생산에 펠리클을 적용하기로 했다.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의 특별 지시에 의해서다. 펠리클을 확대 적용해 생산수율을 높이고, 이를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최근 EUV공정의 펠리클 적용 계획을 보고받고, 원래 계획보다 펠리클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 

당초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2023년부터 EUV 공정에 펠리클을 도입하되,  '1샷 1다이' 형태로 적용할 계획이었다. '1샷 1다이'는 노광 공정에서 마스크 하나로 1개의 칩을 찍어낸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EUV 공정에 펠리클을 쓰되,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사이즈가 큰 칩을 만들 때만 쓰겠다는 게 파운드리사업부의 원래 계획이었다.

이는 개당 가격이 수억원인 마스크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펠리클 가격도 개당 9000만~1억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인 점을 감안해서다. 제조단가를 고려해 사이즈가 큰 칩에 우선 적용하고, 작은 칩 제조는 종전처럼 펠리클 없이 운영한 뒤 순차적으로 적용한다는 게 현업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을 보고받은 최시영 사장은 "EUV 공정에 펠리클을 도입하는 범위를 '1샷 6다이'로 늘릴 것"을 지시했다. '1샷 6다이'는 마스크 한 장으로 6개 칩까지 찍어내는 것을 뜻한다. 펠리클을 1샷 6다이로 늘리라는 건 CPU, GPU보다 작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의 제조공정에도 펠리클을 도입하라는 의미다.

이는 사실상 펠리클을 EUV공정에 전면 도입하라는 지시와 다름없다.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최 사장의 지시 이후 현업에선 부랴부랴 1샷 6다이 펠리클 적용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최 사장의 '펠리클 확대 적용'은 파운드리 공정 수율을 높이기 위한 주문이다. 펠리클 값이 비싸지만, 이(펠리클)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수율이 높으면 굳이 큰 칩에만 우선 도입하는 계획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펠리클은 반도체 노광공정에서 포토마스크를 이물질로부터 보호하는 소모성 소재다. 기존 불화아르곤(ArF) 노광 장비는 빛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구조인 반면, EUV 장비는 빛이 미러(거울)에 반사돼 웨이퍼에 닿는 구조다. EUV 장비에선 빛이 한 번 들어왔다가 다시 반사돼 빠져나가야 하기 때문에 광원 손실이 크다. 이를 최소화하려면 90% 이상의 투과율과 50나노급의 얇은 펠리클이 필요하다. 특히 EUV용 마스크는 개당 가격이 수억원씩 하는 고가여서 먼지로 인한 마스크 손상을 최소화하려면 펠리클 사용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EUV 공정에서 마스크가 먼지에 노출될 수 있음에도 펠리클 없이 반도체를 생산해왔다. 90% 이상의 투과율의 펠리클이 지금까지 개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투과율 90% 이상의 펠리클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2023년부터 공정에 본격 적용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EUV 장비 업체인 ASML 얼라이언스(ASML/개발+테라다인/멤브레인 제조+미쓰이화학/생산)의 펠리클 MK4.0(투과율 90%) 또는 이상급의 제품을 사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EUV 공정에 펠리클을 사실상 전면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관련 협력사들도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EUV 공정 기술과 관련된 업체는 에프에스티(펠리클, 펠리클 자동 마운트 장비), 에스앤에스텍(펠리클, EUV용 블랭크마스크), 디바이스이엔지(EUV용 풉 세정장비, EUV용 포토마스크 세정장비) 등이 있다.

EUV 전문가인 안진호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삼성전자가 당장은 투과율이 높은 ASML얼라이언스의 펠리클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국내 펠리클 개발 업체의 기술이 향상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삼성전자가 국내 업체의 펠리클도 함께 사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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