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망 붕괴' 우려에…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경영진단 8월까지 연장
'부품망 붕괴' 우려에…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경영진단 8월까지 연장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8.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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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7월말 종료에서 8월 말까지 연장키로
서플라이체인 붕괴 우려에 추가 진단 실시
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

삼성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에 대한 본사 차원의 경영진단을 8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판매부진에 더해 부품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이 붕괴될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당초 무선사업부 경영진단은 7월 말까지 진행 예정이었다가 한 달 더 연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에 따라서는 추후 감사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경영진단은 이재용 부회장의 광복절 가석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전에 내부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본사 사업지원TF(사장 정현호)는 지난 2분기에 시작한 무선사업부 경영진단을 8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경영진단은 정기진단과 특별진단으로 나뉜다. 정기진단은 4~5년에 한번씩 사업부의 경영실태를 점검하고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찾는 게 목적이다. 이에 비해 특별진단은 사업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부에 한정해 불시에 진행한다. 이번 무선사업부 경영진단은 특별진단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경영진단을 연장하는 건 무선사업부의 실적부진에 더해 공급망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무선사업부는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주력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위기신호가 여럿 감지되고 있다.

먼저 판매부진이다.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는 예년 기준으로 연 3000만대 가량을 팔았다. 하지만 지난해 주력제품인 갤럭시S20 판매량은 2000만대 중반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 탓이다. 올해 1월 내놓은 갤럭시S21 시리즈 판매량도 저조하다. 상반기 판매량은 1350만대로, 연간 3000만대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하반기에 특별히 내놓을 신모델도 없어 판매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아직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1위를 유지 중이지만 중국 샤오미, 애플 등과의 격차는 크게 좁혀진 상태다. 일각에선 올해 갤럭시 노트 시리즈 출시를 하지 않고, 폴더블폰 시장이 생각만큼 개화하지 못하는 등 무선사업부의 '전략 미스'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가 불안한 점도 경영진단을 받게 된 이유다. 단적인 예가 5G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5G 상용화에 맞춰 2019년부터 발빠르게 5G 스마트폰을 출시했으나, 후발주자들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2.5%로 4위에 그쳤다. 경쟁상대인 애플이 점유율 28.9%로 1위에 오른 건 차지하더라도, 중국 오포(15.8%)와 비보(14.3%) 등에도 밀렸다.

특히 이번 연장 결정에는 부품 공급망, 즉 '서플라이 체인' 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무선사업부는 그간 세계 1위라는 입지에 걸맞게 탄탄한 글로벌 부품공급망을 갖춰왔다. 하지만 부품 공급망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만 미디어텍과의 부품공급 논의가 대표적이다. 미디어텍은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스마트폰에 쓰이는 모바일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업체다. 올해 초 나온 갤럭시A32도 미디어텍 제품이 쓰였다. 그런데 최근 미디어텍은 삼성전자의 모바일AP 공급 요청에 "물량을 전부 맞춰줄 수는 없다"고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 탓도 있지만,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글로벌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위상이 그만큼 낮아진 것이라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이번 경영진단 연장기간에 이같은 부품 공급망 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진단과정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될 경우 감사까지 벌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영진단 연장 결정을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과 연결짓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 부회장의 광복절 가석방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번 경영진단은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나오기 전에, 사업상의 문제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한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내부 프로세스와 관련해선 공식적으로 답변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사 차원의 경영진단 없이도 사업부 내부적으로 경영진단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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