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인력! 인력!"...반도체 설계 인력 태부족 해소 방안 마련해야
"인력! 인력! 인력!"...반도체 설계 인력 태부족 해소 방안 마련해야
  • 이나리 기자
  • 승인 2021.05.12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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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규 한국시스템반도체포럼 회장·픽셀플러스 대표이사
"핵심전문인력 부족 심각"

"정부 주도 핵심인력 양성 정책이 절실합니다. 단기로 한국 시스템반도체 교육 센터를 설립하고, 장기로는 대학 석박사 과정을 확대해야 3~5년 후 인력 수급 문제가 해소될 것 입니다."

이서규 한국시스템반도체포럼 회장 및 픽셀플러스 대표이사는 12일 디일렉과의 인터뷰 중 "한국 시스템반도체 기술 발전을 위해 인재육성이 절실하다"고 수 차례 호소했다. 이 대표는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의 시장 규모는 300조원 이상으로 메모리 보다 두 배 이상 큰 거대 시장"이라면서도 "한국이 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으로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전문 인력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국 시스템반도체 산업계 발전을 위해 인력 양성 정책 외 국가 차원의 전용 펀드 조성, 인수합병(M&A) 활성화 정책 마련, 공급사-완성품 업체 간 협업 분위기, 12인치 파운드리 생산시설 확대 방안 등을 제안했다.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이사 및 한국시스템반도체포럼 회장

인터뷰 진행 : 한주엽 디일렉 대표
정리 : 이나리 기자

- 한국 시스템반도체 포럼의 조직 형태는 어떻게 되어있습니까? 

"한국 시스템반도체 포럼은 예전에 한국 반도체산업협회의 산하에 있었습니다. 모임 취지는 팹리스 업계의 모임이었죠. 시간이 가면서 팹리스 업계의 참가율이 낮아지고, 모임이 약화되는 바람에 최근에 진행을 못했습니다. 반도체산업협회에서 시스템반도체 모임을 시스템반도체 포럼으로 합쳐 기구로 운영하자는 제안이 있어서, 결국 통폐합하게 되었습니다. 반도체산업협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반도체 전반의 생태계 관한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팹리스 기업들이 포럼에 많이 참석하고 있죠? 몇개 정도가 들어와 있습니까? 

"초기에는 약 50개 업체로 시작해서, 현재 약 70개 업체에 달합니다. 우리나라 팹리스 업체 기업 수는 그전에 더 많았지만 최근에 줄어들어서 현재 150개 업체 정도입니다. 스타트업까지 합한 수입니다. 향후에는 이들을 우리 회원사로 포함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150개면 과거 대비 늘어난 겁니까? 줄어든 겁니까?

"많이 줄어들었죠. 예전에는 약 200~300개 정도였는데, 계속 줄어들면서 축소됐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스타트업이 생기면서 약 130~150개수인 것 같습니다."

국내 팹리스 업계 실적 악화일로

- 저희(디일렉)는 상장돼 있는 팹리스 기업 위주로 실적 보도를 가끔씩 쓰고 있습니다. 지난해 해외 팹리스는 IDM 업체 대비 실적 성장률이 훨씬 높았습니다. 퀄컴, AMD 등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한국에 있는 팹리스는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실적이 좋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렵죠?

"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미디어텍, 퀄컴 등의 글로벌 업체는 작년에 실적이 고공행진을 했죠. 비대면으로 문화가 바뀌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었습니다. 한국 팹리스 업체도 대부분 그쪽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업체는 아직도 국내 대기업 위주 매출에 주력하다 보니, 글로벌적 매출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한국 팹리스 기업은 150개 정도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전체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정도 입니까?

"시스템반도체 산업에서 한국 비중은 아주 미비합니다. 삼성LSI까지 포함해서 2.3%로 집계됩니다"

- 그정도 밖에 안됩니까? 메모리 반도체는 시장 점유율이 60~70% 이상 점유하고 있는데요. 시스템반도체쪽이 한국이 약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시스템반도체를 설명하기 위해 사람의 뇌를 비유해 보겠습니다. 인지 기능이 오감을 통해서 들어옵니다. 보고, 촉각을 통해 느끼고, 냄새를 맡으면서 들어오는데요. 그 모든 정보들이 뇌로 이동이되고, 그 모든 기억들이 한곳에 저장이되죠. 저장소는 하나의 메모리로 보면됩니다. 여러가지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신호를 분류하고, 분석하고, 개선하는 여러가지 프로세싱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 판단을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시스템반도체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사용되는 가전기기, 전자기기 등의 모든 부분이 시스템반도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중앙처리장치(CPU), 차량용 반도체인 전자제어장치(ECU),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반도체, 이미지센서 등이 모두 시스템반도체입니다.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한 영역이 시스템반도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연간 전체 반도체 시장 규모가 우리돈으로 400조원이 넘는 시장인데, 그 중에서 메모리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메모리 가격이 오르기도 했지만) 30% 이후에서 40%대에 달하죠. 그 외에는 모두 시스템반도체로 봐도 되는것 아닙니까?

"맞습니다. 최근 2020년 통계에 따르면 시스템반도체 시장 매출은 220조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 대표님(회장님)도 픽셀플러스라는 회사의 대표님이십니다. 픽셀플러스는 나스닥에 상장했다가 상장 폐지하고, 다시 한국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등 여러 일들을 겪으시면서 회사를 운영해오셨는데요. 한국에서 팹리스 사업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요? 

"맞습니다.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그런 부분입니다. 저는 회사를 2000년 4월에 만들어서 21년 업력이 됩니다.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운영해 왔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상당히 성공했고, 실패를 맛보기도 했습니다. 초기에는 이미지센서를 개발해서 삼성 휴대폰에 성공적으로 들어갔고, 그 이후에는 소니가 장악했던 CCTV 산업에 들어가서 중국에 진출했고, 전세계 점유율 70%를 차지한 적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CMOS 이미지센서를 공급했죠. 소니가 공장을 닫을 정도로(CCD 공장을 의미) 저희가 그런 역할을 했고, 2013~2015년에 상당 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 이후에 사실 더 크게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1500억원 매출을 했는데요. 더 기술이 있었으면 3000억원, 5000억원을 넘어 1조원 매출까지 갈수도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 결과 기술이고,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핵심인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해서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많았다고 봅니다."

반도체 전문 설계 인력 부족, 경쟁력 약화 

- 핵심 인력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는 팹리스뿐 아니라 생산, 공정 부분에서도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지금 사람이 많이 부족합니까? 

"전쟁입니다.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서 전쟁을 치루고 있는 것과 똑같은 상황입니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핵심인력을 관리하는 것도 힘듭니다. 지금 시점에서 그 이유를 생각해 봐야 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산업은 제조기반으로 계속 성장해 왔습니다. 그 이후에 정부에서 지원하면서 기관 산업이 발전해 왔고, 2000년대 되면서 IT 산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인력에 대한 부분이 계속 문제돼 왔습니다. 전에 인력육성 이야기가 있었지만 대학, 석박사 핵심 전문인력 육성에서 오히려 예산이 줄어들면서 교수들이 반도체 설계에 집중하지 못했죠. 결국 바이오 등의 타산업으로 이전하는 등 중점적인 인재육성 기술 심화가 약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배출되는 인원은 가면 갈수록 적어지고, 수요는 많아지고, 이런 상황들이 정권과도 연관성이 있구요."

- 이전 정권이 반도체 예산을 줄이면서 교수님들도 돈이 나오는쪽으로 전공을 옮기신것 같습니다. 제품하나 개발하는데 돈이 많이 들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최첨단 디바이스 하나를 만드는데 거의 50억원 이상 100억원까지 듭니다. 일반적인 시스템반도체인 이미지센서도 한 코드를 만들어서 양산까지 가는데 5억에서 10억원까지 듭니다."

- 설계하고, 시제품도 뽑아봐야하니까 비용이 많이 드는군요. 

"저희는 차량용 반도체를 하기 때문에 신뢰성 테스트 등의 비용도 많이 듭니다."

- 이렇게 개발비가 많이 드는데, 처음 창업하셨을 때 힘드셨겠어요.

"저희는 2000년에 시작했는데요. 그 모은 돈 2억원에 기술 투자를 약 3억원 받아서 총 5억원으로 시작했습니다. 10개월 지나니까 돈이 다 없어지더라구요. 당시 정부에서는 소재부품 기업을 키우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저희가 선정돼 매칭펀드로 27억원을 조달 받아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안 그랬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었겠죠."

- 지금 같은 경우에 괜찮은 비전을 가진 기업들은 투자를 받을 수 있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구요. 연속성으로 사업을 하는 회사면 개발비 부담이 굉장히 클 것 같네요.

"그렇습니다. 기본적인 이야기를 해야하는데요. 왜 벤처캐피탈에서 투자를 해야하는가. 사실은 자본이득입니다. 투자가되면 언젠가는 많은 자본을 창출해서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다시 선순환적으로 재투자가 되고, 이렇게 산업 생태계가 건강해지는 겁니다. 지금 돈이 잘 안모이는 이유는 사실은 기술력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기업은 벤처캐피탈에서 막대한 투자를 받을 만큼의 기술력이 있어야 합니다. 결국 기술은 전문인력(인재)에서 나오는 겁니다. 대학에서 최첨단의 기술을 연구하고, 논문을 쓴 사람들을 배출하고, 그들이 스타트업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기술을 심화 발전시켜서 M&A하고, IPO하면서 선순환적으로 작동해야 하는데 그 고리가 끊어져 있습니다. 벤처 투자를 하고 생태계를 잘 만드는 것 보다 어떻게 하면 스마트한 인재를 키워낼 것인가에 방점을 찍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완성품 업체간의 협업의 부재 

- 영업 측면에서 한국에 세트 고객사가 다수 있습니다. 지금 협업이 잘 됩니까? 

"사실 반도체라는 것은 계속 똑같은 것을 찍어내는 산업입니다. 반도체는 물량이 있어야 사업이 됩니다. 저희는 대만, 중국 등의 해외로 일찌감치 2003년부터 진출했습니다. 중국에서 세트 산업, 장비 산업들이 많이 발전되면서 수요가 많아졌고, 저희 부품을 많이 필요로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수량면에서 인프라가 상당히 좋습니다.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할 만한 자동차 회사, 글로벌 가전 업체, 조선, 휴대폰 등의 업체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은 부품산업이 발전하기에 상당히 좋은 인프라임에도 협업이 지금까지 잘 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업체로 성장 못했습니다."

- 세트 업체들이 직접 그 시장(반도체)에 뛰어들어서 일부 이유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특정한 기업을 이야기하는 것은 힘들지만) 외국에 있는 기술력 있는 회사들은 M&A를 많이 했습니다. 그 중에서 실패한 회사 또는 성공한 회사가 있었죠. 한국에 있는 팹리스 회사들도 기술력이 있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정상적인 M&A을 통해 기술력과 인원을 흡수했다면 건강한 생태계가 형성되어서 많이 발전했을 겁니다. 또 많은 기업들이 기술력을 갖고 창업을 했을 겁니다. 안타깝게도 그런 부분이 약했다고 생각합니다."

- 키 멤버들 몇명만 쏙 빼가는 사례도 있지요. 

"앞전에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인력관리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다 쓰고 있습니다." 

국내 12인치 파운드리 업체의 부족 

- 파운드리 관련해선 어떻습니까? 한국에 전략적으로 믿고 맡길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등이 있습니다. 파운드리 인프라에 대해 어떻게 보세요?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어떻게 보면 시작한지 2~3년 밖에 안됐습니다. 그전에는 삼성LSI에 의해서 IDM 회사로 존재했구요. 이 외에 DB하이텍, 매그나칩 정도가 있습니다. 8인치 위주 팹이죠. 이 때문에 12인치 하이테크 팹이 필요하면 해외에 있는 파운드리 업체를 많이 썼습니다. 대만의 TSMC, UMC 중국의 SMIC 등의 팹을 많이 사용한 것이 사실입니다. 2~3년 전부터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오픈하면서 한국의 대부분의 업체들이 삼성 파운드리 쪽과 협업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습니다. 개발 코드도 엄청나게 많구요.

12인치와 8인치 양산을 비교하면, 12인치는 한 장의 웨이퍼에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고, 8인치는 더 적죠. 쓰루풋이나 원가 측면에서도 12인치가 더 좋습니다. 12인치가 갈수록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가 14나노 이하의 파운드리에서 굉장히 잘 하고 있습니다. 퀄컴 등의 해외 업체의 유치도 많이 하고 있구요. 그러나 사실은 시스템반도체의 대부분의 물량들이 28나노부터 65나노에서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8인치 캐파가 풀이 되면, 12인치로 넘어갈때 65나노에서 28나노 사이에 있는 팹을 이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부분의 셋업은 한국에 잘 안되어 있습니다. 물론 삼성은 되어 있으나 14나노 이하인 하이 테크놀로지에 포커스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자동차 반도체 MCU 부족한것도 65나노 55나노 공정인데요. 지금 한국은 인프라가 많지 않다는 거군요. 

"그 부분이 많이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지금 여러가지 반도체 특별법을 만들고 있다고 하지만 나중에 물량이 (12인치로) 이전이 될텐데. 12인치 사업을 누군가가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반도체 특별법, 설계 분야 소외되어선 안돼

- 반도체 특별법을 이야기하셨는데요. 지금까지 나온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제조,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시스템반도체 설계쪽에서도 많은 목소리가 있습니다. 전문 인력 육성이 반도체 특별법에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인재육성이 제일 시급하면서 제일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술이 모이는 곳에 자금이 모이고, 자금이 모이는 곳에 인재가 모인다는 아주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인력이라는 것은 그냥 모이는 것이 아니라 자본이 모였을 때 인력이 모입니다. 지금 시대에 자본은 기술입니다. 즉, 기술이 모여야 인력이 모입니다.

그 기술은 어디서 오느냐? 최첨단 기술이라는 것은 대학에서 시작됩니다. 대학교수들인 연구 R&D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정부 예산을 파격적으로 해줘야 합니다. 교수들이 자신의 자율 과제를 만들어서 충분히 연구를 하면서 논문을 쓰고, 논문 쓴 것들이 전세계 논문학회에 실리고, 그러면서 학생들이 길러지는 것입니다. 이런 기술을 습득한 학생들은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에 가서 기술을 심화시키고, 전세계적으로 기술을 리딩해 나가고, 동시에 스타트업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 1년에 몇명 정도 인재가 배출이 되어야 원활하게 인력 조달이 된다고 보십니까? 

"이것은 중장기적인 투자에 속하는 부분입니다. 3년 또는 5년 후에 배출되어야 하고, 적어도 1년에 500명 이상의 석박사 인력이 나와줘야 됩니다. 단기 방안으로는 '한국 시스템반도체 교육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시스템반도체를 초기에 시작했기 때문에 좋은 강사진이 많습니다. 20~30명의 교수들을 모시고 교육센터에서 졸업생 또는 타 전공한 산업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6개월이나 1년 정도 반도체 설계 심화 교육을 시키면 그들은 전문가가 됩니다. 교수들도 이런 이야기를 저에게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 산업에서 필요한 전문인력을 키워나가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학사들은 뽑으면 바로 투입하기 힘들죠?

"물리나, 수학, 화학 백그라운드가 탄탄한 학생이면 반도체 설계 교육을 심화해서 할 수 있습니다"

- 설계할 때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투자 활성화 방안도 필요하지 않습니까? 

"반도체 설계 업체가 회사를 만들면 초기 자금이 제일 큰 문제입니다. 투자를 받을 수 있겠지만 투자 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초기에는 기술보증기금(기보)나 신용보증기금(신보)에서 투자를 받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스템에서 기보나 신보에서 투자해주는 금액은 2~3억원 정도의 소액입니다. 이는 반도체 설계 업체(팹리스)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규모가 아닙니다. 기보나 신보에는 전문인력이 많습니다. 반도체 전문가들이 평가해서 10억~20억원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팹리스 업체들이 시제품도 만들고, 이것으로 투자 업체에 가서 데모도 공개하고, 투자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일반 제조 업체들은 장비나, 공장 건물을 담보 잡아서 그 정도 규모의 투자 받을 수 있는데, 설계 업체는 힘들죠? 

"결국 설계업체는 기술력을 가지고 그것을 담보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 M&A은 어떻습니까? 아까 말씀하셨듯이 제대로 된 M&A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 제도가 정식적으로 뒷받침되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대기업이 M&A를 할 수 있구요. 중소, 중견기업들도 서로 M&A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발전이 더디고 중간에 와해되는 이유가 기술력이 모자르기 때문입니다. 한 업체가 기술력을 모두 가질 수가 없기 때문에 업체를 합쳐서 시너지를 내면서 최첨단 제품을 같이 만들어 가면서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M&A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중소, 중견기업은 자본력이 없습니다. 정부가 신경써서 M&A 펀드를 조성해줘야 글로벌 강소기업도 생기는 겁니다."

- M&A 했을 때 여러가지 세제상의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도 있겠네요. 

"M&A를 할때 그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가 있습니다. 투자자로 하여금 자본이득을 보게 해야 투자가 선순환으로 일어납니다. 세제혜택에 많은 이익을 줘야 M&A 시장이 활성화된다고 생각합니다."

- 세트업체와 시스템반도체 간 협업을 중재해 줄 방안이 있습니까? 

"지금은 세트업체가 한국의 부품업체를 잘 못 믿는 상황입니다. 팹리스 업체가 제품을 잘 만들어서 글로벌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여러가지 평가 작업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경험적인 측면에서 열악한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반도체 산업이 자국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바이든 정부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도 그런 측면에서 세트산업과 부품업체가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 서로 만나서 스팩을 공유하고, 스팩에 맞게끔 심도있게 개발하고, 다시 피드백을 주면서 완성된 부품이 개발될 수 있도록 서로 협업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파운드리 측면엔서도 12인치에 28나노 65나노 공정이 부재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한국에도 인프라가 구축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삼성은 삼성 나름대로 방향이 있고, SK하이닉스도 나름 방향이 있습니다. 시스템반도체에 28나노~65나노 수준의 12인치 팹을 할 수 있는 곳은 SK하이닉스라고 생각합니다. SK하이닉스가 최근에 8인치에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해서, 내심 실망했습니다." 

- 12인치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팹이 있었으면 좋겠다. 최근 정부에서 반도체 특별법을 만들고 있는데요. 건의를 좀 하셨습니까?

"반도체산업협회와 긴밀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빅3에 참가하는 허염 회장(실리콘마이터스)님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러 굴직한 사항들이 많다보니, 이해 폭이 깊게 들어가는 이야기들은 잘 건의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주로 제조, 장비, 반도체 분야의 특별법으로 논의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시스템반도체도 상당히 중요한 산업이고, 앞으로 대한민국이 4차산업으로 먹고 살기 위한 핵심 기술 분야입니다. 시스템반도체 발전에도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생각 보다 시스템반도체의 진입장벽이 높군요. 초기 기술도 있어야 하고, 비용도 많이 들고요. 아까 말씀하셨듯이 초기에 칩을 찍어봤는데, 이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그만한 돈이 또 들어가야 하니 쉽지 않은 산업인것 같습니다. 

"지금 중국이 반도체 굴기로 4~5년간 약 500조원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모든 산업에서 반도체에 투자하려고 난리입니다. 우리나라는 예산이 전 정부에서 약화됐고, 지금 정부에서는 노력을 조금 하고 있지만, 정작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관한 생각은 약한것 같습니다. 중소, 중견기업을 성장시켜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 시스템반도체입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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