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정기주총서 소액주주 항의로 진땀
삼성전자 정기주총서 소액주주 항의로 진땀
  • 박정은 기자
  • 승인 2019.03.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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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안건은 다소 논란 있었으나 원안대로 통과
'삼성전자 제 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으로 선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 제 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으로 선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 경영진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 항의로 진땀을 뺐다.

삼성전자는 2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사옥 5층 다목적홀에서 제 50기 정기주총을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는 소액주주 1000명 이상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식을 50대 1로 액면 분할했다. 액면분할 이후 주주 숫자가 76만명 수준으로 4배 늘었다. 주총장을 찾은 소액주주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작년 400개였던 좌석을 두 배 이상 늘렸지만 혼잡은 피할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입장하는 데 시간이 지체돼 9시 주총 시작 이후에도 주총장에 들어온 소액주주들이 적지 않았다.

한 주주는 주총 현장에서 “미세먼지로 난리인데 밖에서 한 시간이나 줄 서서 기다렸다”면서 “세계 최고라는 기업이 이렇게 밖에 못하느냐”고 항의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회장은 “불편을 끼쳐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내년에는 보다 넓은 시설에서 주주 여러분을 모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행사 진행요원이 소액주주들에게 빵 교환권을 나눠주자 “우리가 거지냐”면서 화를 내는 장면도 포착됐다. 빵 교환권은 주총 참석자를 위해 미리 준비된 선물이었다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설명했다.

주가 하락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또 다른 주주는 “265만원 하던 주식을 5만3000원에 액면분할했고, 지금 4만3000원까지 떨어졌다”면서 “대체 뭘 하고 있느냐, 경영진이 잘못했으면 전부 사표내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을 들은 일부는 박수를 쳐댔다.

사업과 연관된 날카로운 질문도 나왔다. 반도체 분야에선 “중국 반도체 굴기와 더불어 그쪽 정부의 (메모리) 가격담합 조사 등이 문제다”라고 질문하자 김 부회장은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개발(R&D)과 투자, 고객서비스 강화로 최고 경쟁력을 유지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소비자가전(CE) 분야에선 “미국에 가보면 삼성 말고 굉장히 많은 (TV)브랜드가 (진열돼)있고, 중국도 약진하는 것 같다, 고가 전략은 알겠는데 다른 제품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나”라는 질문이 나왔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은 이에 대한 또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김 사장은 “프리미엄 시장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데 중저가는 중국이 전 세계로 약진하고 있다”고 인정하며 “기술차별화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IT&모바일(IM) 분야에선 “미국이 화웨이를 견제하는 이유를 잘 알 것”이라면서 “왜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에게 지고 있는지 주주로서 안타깝다”고 질문했다.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은 “삼성전자는 5G 분야에서 유일하게 장비, 단말, 칩셋을 모두 가진 회사”라면서 “사내에서 단단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고 사장은 중국, 인도,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하락과 관련해 “중국에선 지난 2년간 힘들었지만 신형 S10, A 시리즈 반응이 좋다”면서 “인도에선 확실한 1위를 지키고 미국에선 프리미엄과 보급형 모델로 꾸준히 대응해 성과를 내겠다”고 답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이었다. 안건은 다소 논란이 있었지만 모두 원안대로 통과했다. 배당은 기말배당 보통주 354원 우선주 355원을 확정했다. 배당기준일은 2018년 12월 31일이다. 이사는 사외이사로 박재완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를 재선임했다.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과 안규리 서울대 의과대학 신장내과 교수는 신규 선임이다. 사외이사 변경으로 감사위원회 위원도 변경했다. 박재완·김한조 사외이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뽑았다. 이사 보수한도는 작년과 동일한 465억원을 책정했다. 작년 실제 집행한 보수는 총 213억원이다.

김기남 부회장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 미국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견조한 실적을 내 주가를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은 3시간 가량 진행됐다. 회사는 주총 이후 진행상 불편 관련 비판 보도가 쏟아지자 ‘삼성전자 주주님들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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