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기, 사람에게 도움 준 'AI 탑재 소독기'
팬데믹 시기, 사람에게 도움 준 'AI 탑재 소독기'
  • 데이빗 프리드먼 마우저일렉트로닉스 연구원
  • 승인 2021.02.19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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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바이러스 로봇을 이용한 지역사회 공헌
로봇 '레이'는 표면에서 COVID-19 입자의 약 90%를 중화시킬 수 있다. (제공: 알리사 피어슨, MIT CSAIL)

글 : 데이빗 프리드먼 마우저일렉트로닉스 연구원 

미국 전역 많은 푸드뱅크의 자원봉사자들과 직원들이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은 수혜자들로부터 많은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보스턴 지역에서 가장 큰 푸드뱅크인 그레이터 보스턴 푸드뱅크(GRFB)의 한 직원은 매일 밤새도록 감사 인사도 받지 못한 채 묵묵히 일을 하고 있다. 

레이(Rey)라는 이름의 직원은 영업 종료 시간까지도 일을 했다. 물류창고 통로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안전한 식품 포장 처리를 위해 소독을 실시하는 업무였다. 녹초가 된 레이는 다음 날 아침 첫 번째 직원이 출근하기 전이 되어서야 물류창고의 작은 공간으로 이동해서 잠에 든다.

레이는 머리에 튜브 모양의 소독 전구 4개를 장착한 로봇이다. 레이는 매사추세츠 공대(MIT) 인공지능(AI) 연구진들의 창작물이다. 레이는 기계가 머신러닝을 통해 복잡한 환경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을 파악하는 업무를 한다. 

고성능 로봇을 만드는데 통상적으로 1년여 기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MIT 연구진은 레이를 철물점에서 구입한 재료로 집에서 취미삼아 조립하며 비슷한 기간 내에 만들어냈다. 핵심 AI 연구원인 알리사 피어슨은 "우리는 이렇게 훌륭한 아이디어를 실제 활용까지 옮기는데 단 두달이 걸렸다"며 "긴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점이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나 홀로 집에

지난 4월 초, 보스턴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도시 및 주변 지역 대부분이 폐쇄됐다. 피어슨과 MIT의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 연구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연구원 중 한 명은 "푸드뱅크가 팬데믹으로 일자리를 잃은 가구들의 수요 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모든 식품 포장을 소독제로 닦아내느라 유통 속도가 늦어지면서 푸드뱅크 운영에 병목 현상이 일어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피어슨은 "이는 로봇만이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일 것 같았다"라며 "만약 우리가 이 일을 해낸다면, 향후 학교를 비롯한 다른 기관들이 다시 문을 열게 될 때 표면 소독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데믹으로 MIT 연구소가 폐쇄되면서 팀은 가상으로 협력하기 시작했다. 해당 연구진은 인근 회사 중 바퀴가 달린 카메라 장착 로봇의 골격을 생산하는 업체 아바로보틱스와 손을 잡았다. 하지만 사람 많은 물류창고에서 길을 찾고 소독할 수 있는 지능적인 기계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게다가 제작에 필요한 자재나 부품도 턱없이 부족했다. 피어슨은 "집에서 사용하는 물건이나 문을 연 가게에서 구할 수 있는 물품을 십분 활용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월마트의 청소 로봇 2020년 8월 경(제공: Orlowski Designs LLC / shutterstock.com)

연구진은 UV-C 자외선을 소독 수단으로 선택했다. UV-C 자외선이 바이러스 퇴치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와, 전구를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연구진은 로봇 골격 위에 있는 형광 튜브 모양의 전구를 수직으로 장착했다. 홈데팟에서 구입한 표준 PVC 플라스틱 배관 파이프를 활용해서 프레임을 만들었다. 로봇의 배터리에서 흐르는 직류 전류는  전구 아래 합판 상자에 채워진 기성 부품에 의해서 전구에 필요한 대체 전류로 변환됐다. 

완전한 로봇 모양을 갖추게 되자, 연구진은 스타워즈 영화의 여주인공 이름을 본따 '레이'라고 지었다. 피어슨은 "전구가 광선검처럼 생기기도 했고, 레이(Rey)가 광선(ray)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효율적인 경로 찾기

그 다음 단계는 내비게이션이 가능한 머신 러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다. 물류창고는 5개의 다른 통로에 팔레트, 박스, 지게차, 짐수레 등이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진은 물류창고 내의 정해진 경로로만 움직이도록 프로그래밍을 할 수는 없었다. 로봇이 비효율적인 경로로 움직일 경우 소독을 마치기 전에 배터리가 방전된다는 문제가 걱정됐다. 연구진은 로봇이 임의의 경로를 찾도록 단순하게 프로그래밍할 수도 없었다.

피어슨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생각해냈다. 팔레트와 같이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이나 벽, 선반 등 영구 장애물에 대한 머신 러닝 소프트웨어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들 사이의 차이를 파악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그 결과 로봇은 처음 물류창고에 투입되었을 때, 카메라를 사용하여 모든 장애물을 피할 수 있었다.  장애물 지도를 만들며 영구 장애물과 이동 장애물을 구분하면서 전진도 가능했다. 영구 장애물만을 기준 삼아 통로 사이를 이동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단일 경로를 계획할 수 있었다.

이동 장애물이 경로에 나타날 경우, 레이는 최적화 경로에서 가장 적게 벗어나는 경로를 선택해 움직였다. 피어슨은 "이런 식으로 레이는 우회로를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속도 또한 중요한 요소다. 특정 거리에서 특정 강도의 UV-C 빛이 특정 표면 영역의 바이러스 대부분을 살균하기 위해 몇 초가 필요한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진은 레이의 전구 출력을 알고 있었기에 로봇이 35피트 길이 통로를 선반 위의 포장 전체 살균에 필요한 빛을 충분히 전달하면서 얼마나 빨리 통과할 수 있는지 계산할 수 있었다.

레이는 초당 4인치를 움직일 수 있었다. 이는 충전까지 작업을 완수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이러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레이에게 선반이 비어있는 경우에는 이를 통과하여 필요한 곳에만 빛을 전달하도록 훈련시켰다. 또 다른 머신 러닝 트릭이 학습됐다. 피어슨은 "인간은 빈 공간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이지만 로봇은 이를 개념으로서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이 할 수 없는 일
레이가 아침까지 충전을 해야 하는 이유는 배터리 방전 위험 때문만은 아니다. UV-C 빛은 인간의 세포를 극도로 손상시킨다. 또 피부가 레이의 전구 주위에 단 몇 초만 노출되더라도 최대 권장 노출을 초과한다. 

MIT 연구진은 건물의 경보 시스템을 프로그래밍해서 경보가 켜지거나 꺼지면 레이에게 알림을 보내도록 했다. 직원이 늦게까지 남아있거나 일찍 출근하더라도 레이와 마주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레이는 저녁에 마지막으로 퇴근하는 직원이 경보를 설정한 경우에만 활성화된다. 아침에 출근한 첫 번째 직원이 경보를 끄면 비활성화된다. 경보가 꺼지고 건물 내 누군가가 들어온 이상 레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빛의 스펙트럼과 파장 (자료: ritsalak - stock.adobe.com)
빛의 스펙트럼과 파장 (자료: ritsalak - stock.adobe.com)

레이는 지난 몇 달 동안 완벽히 일을 수행해왔다. 그레이터 보스턴 푸드뱅크 직원들은 최근 레이의 사진을 건물 입구 근처의 직원용 포토월 위에 걸어두고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이제 MIT 연구진들은 아바와 손을 잡고 학교, 병원을 비롯해 소독이 필요한 기관으로 로봇을 보낼 계획이다. 피어슨은 "인간이 이 일을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레이는  AI 알고리즘과 로봇을 사용한 사회 환원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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