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특허료 협상 관련 소송을 제기한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는 적극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에릭슨이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화웨이 편을 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뵈르예 에크홀름(Borje Ekholm) 에릭슨 CEO는 스웨덴 정부 측에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에 대한 제재를 지속할 경우 스웨덴을 떠날 수 있다"는 내용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현지 유력 일간지 다건스니헤터(Dagens Nyheter, DN)가 지난 1일 보도했다.
에릭슨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센 반응"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정부가 5세대(5G) 통신망 구축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를 배제하겠다는 결정을 밀어 붙일 경우, 중국 시장에서 퇴출될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중국 5G 무선망 구축에서 경쟁업체인 핀란드 노키아는 배제되다시피한 반면, 에릭슨은 10% 가량 점유율을 차지했다. 에릭슨은 올해 3분기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작년대비 39% 증가한 88억스웨덴크로나(1조12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대부분이 중국의 5G 망 구축 투자에서 발생했다.
에릭슨은 새해초부터 삼성전자와 특허료 분쟁 관련 추가 법적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미국 텍사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프랜드(FRAND) 원칙 위반" 관련 소송에, 지난 1일 특허 침해 사항을 추가했다.
에릭슨과 삼성전자는 2014년 크로스라이센싱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관련 계약을 갱신하지 않아 올해부터 크로스라이센싱 상태가 아니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거의 모든 스마트폰을 비롯해 네트워크사업부의 5G 기지국 장비 등이 특허 침해 상품으로 지목됐다.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의 스마트 TV도 포함됐다.
서로 표준 특허를 주고 받고(cross-license) 남은 차액(balancing payment)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계산이 달랐다. 삼성전자가 에릭슨에 특허료 차액을 지불해야 하는데, 에릭슨은 "삼성전자가 프랜드원칙과 맞지 않는(significantly below FRAND rates), 터무니 없이 낮은 금액(an unreasonably low)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에릭슨은 표준 특허 관련 프랜드 원칙을 근거로 차액을 계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릭슨은 특허료 미지급과 소송 진행 비용 등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액에 우리돈 1300억원-1900억원(10억스웨덴크로나-15억스웨덴크로나) 가량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에릭슨에 연간 지급하는 특허료는 5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수준으로 추정된다.
